U-18 야구 대표팀, 감독 부재에도 3·4위전 진출 성공
[박장식 기자]
▲ 9일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U-`18 대표팀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
ⓒ 박장식 |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기장 이후 4년 만의 메달에 도전한다. 9일 대만 타이베이 시립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U-18 야구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네덜란드를 3:1로 이겼다.
예선 과정에서의 아쉬움, 그로 인한 슈퍼라운드 경기에서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었던 경기였다. 특히 대표팀의 조현민(충암고)은 이날도 2타점을 올리며 한국의 승리를 만드는 중요한 타격을 했고, 육선엽·박근우·김택연·전미르가 마운드를 책임지며 네덜란드의 타선을 막았다.
특히 동메달 결정전 진출은 이영복(충암고) 감독의 부재 가운데 거둔 성과로 의미가 크다. 이 감독은 9일 아침 선수단 호텔에서 심판과의 마찰로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날 네덜란드전에서는 문용수 율곡고 감독이 대신 지휘봉을 잡았다.
대표팀, 초반부터 승기 잡았다
앞선 슈퍼라운드 한일전과 한미전에서 연달아 패퇴하며 금메달 석권의 꿈이 불발된 U-18 대표팀. 특히 한일전 직전에는 푸에르토리코와의 예선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더블헤더로 끌려온 탓에 선수들은 슈퍼라운드 내내 컨디션 난조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선수들은 힘을 다해 싸웠다. 다행히도 초반부터 결승타가 터지고, 경기를 1실점만으로 마무리했다.
네덜란드전 선발투수로는 육선엽(장충고) 선수가 나섰다. 육선엽은 첫 이닝 두 번째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도루와 폭투를 연달아 내주며 2사 주자 3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안정적으로 첫 이닝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1회 말에는 선수들이 두 점을 합작해냈다.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정안석(휘문고) 선수가 선두타자 안타를 올린 데 이어, 이충헌(충암고) 선수가 2루타를 만들었다. 이 기회를 박지환(세광고) 선수가 번트 안타로 연결시키며 선취득점을 올렸다. 이어 조현민(충암고) 선수 역시 아웃카운트와 타점 하나를 바꾸는 땅볼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 네덜란드전에서 2이닝을 책임진 박근우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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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육선엽이 4회 2아웃 상황 아웃카운트를 내주며 흔들리자, 덕아웃이 분주히 움직였다. 덕아웃의 선택은 2학년의 영건 박건우(충암고)였다. 이어 마운드를 지킨 박건우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덕아웃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경기의 최후반은 '에이스' 김택연과 '이도류' 전미르가 막았다. 김택연(인천고) 선수는 5회 말 박건우에 이어 마운드를 이어받아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긴 상황 마운드를 넘겨받은 전미르(경북고) 선수는 한국의 21번째 아웃카운트를 막으며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뜻밖의 감독 징계... "피로 풀려, 베스트 게임 하겠다"
벼랑 끝 승리였지만 한국 덕아웃에 있어야 될 한 명이 없었다. 이날 이영복 감독이 덕아웃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 대표팀 관계자는 "9일 아침 선수단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심판이 먼저 이영복 감독을 툭툭 치면서 인사하자 이 감독이 격노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탓에 이 감독이 1경기 출장정지와 벌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의 지휘봉은 문용수 율곡고 감독이 코치 자격으로 대신 잡았다. 문용수 코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아이들이 피곤해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라며 "경기 직전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문용수 코치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날 미국에 대해서도 "미국과 첫 경기 때는 피로도가 많은 상태여서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며 "지금은 피로가 풀린 상태이니, 우리가 가진 전력을 모두 사용해 베스트 게임을 펼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했다.
대한민국은 동메달로 가는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4년 전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U-18 대표팀이 다시 메달 탈환에 나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미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3시에 타이베이 시립 톈무야구장에서 열린다. 동메달 결정전 한국 선발 투수는 김택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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