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지분 경쟁에 주가 널뛰는데...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자사주 추가 매입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9. 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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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간 지분 경쟁으로 최근 고려아연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하며, 다시 한 번 경쟁에 불을 붙였다.

9월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날 최 회장이 고려아연 주식 123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총 6억6513만5000원이며, 최 회장 지분은 기존 1.74%에서 1.75%로 소폭 상승했다.

최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1949년 창업주 故 장병희, 최기호 회장이 설립한 고려아연은 이후 72년간 공동 경영 체계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계열사들은 최 씨 일가가, 다른 전자 계열사 등은 장 씨 일가가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두 집안이 고려아연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면서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 고려아연이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도 지분 경쟁의 일부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 회사는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미국 법인 HMG글로벌이 고려아연 지분 5%(104만5430주)를 인수키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두 회사 모두 ‘윈윈’하는 모양새지만,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이 우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민간 수소 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총회에 최 회장이 참석하는 등 두 회사 관계가 각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유상증자로 최 회장 측 지분은 32.12%가 됐다. 반면 장 씨 일가인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 지분은 31.02%로 줄었다.

장 고문 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장 고문의 개인 회사인 에이치씨와 자녀의 개인 회사인 씨케이를 동원해 고려아연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최근까지 두 회사가 매입한 고려아연 주식은 총 15만4180주로, 지분율은 0.75%가량이다.

최 회장이 다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가운데, 지분 경쟁이 벌어지는 동안 고려아연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이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전후로 주가 변동폭이 확대됐다. 유상증자 발표 직전인 8월 30일 주가는 전일 대비 6% 가까이 올랐다가, 발표 다음 날인 8월 31일에는 3% 급락했다. 9월 들어 고려아연이 지분 변동 내역을 연달아 공시하며 9월 4일에는 또다시 주가가 전일 대비 4%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의 지분 경쟁이 주가 측면에서 긍정·부정적 측면을 모두 갖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주주가 일반 주식을 계속해서 매입한다면 유통 가능한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유상증자를 통해 우군 확보에 나선다면 지분 희석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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