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히트친 타임슬립 드라마, 한국에선 어떨까

김준모 2023. 9. 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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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00년대 한국 문화산업을 꽃피운 장르는 로맨스였다.

<접속> , <약속> , <미술관 옆 동물원> , < 8월의 크리스마스 > 등 로맨스 영화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고, <가을동화> , <겨울연가> , <천국의 계단> 등 드라마가 한류시대를 열었다.

<상견니> 는 타임슬립 소재를 흥미롭게 활용한 스토리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연출, 감정을 자극하는 OST가 완벽한 삼박자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웰메이드 로맨스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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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

[김준모 기자]

 
 <너의 시간 속으로> 스틸컷
ⓒ 넷플릭스
 

1990~2000년대 한국 문화산업을 꽃피운 장르는 로맨스였다. <접속>, <약속>, <미술관 옆 동물원>, < 8월의 크리스마스 > 등 로맨스 영화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고, <가을동화>,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등 드라마가 한류시대를 열었다. 로맨스 열풍은 2010년대 들어 공포, 스릴러, 범죄로 대표되는 장르물에 밀렸고, 현재는 웹드라마 시장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한국 로맨스를 다시 소생하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선보이는 OTT 플랫폼이다.

앞서 < 20세기 소녀 >, <연애대전> 등을 선보이며 장르의 다양화를 시도한 넷플릭스는 로맨스가 떠오르는 계절, 가을을 맞이해 특별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였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대만 로맨스 드라마 <상견니>의 한국 리메이크 작품이다. <상견니>는 타임슬립 소재를 흥미롭게 활용한 스토리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연출, 감정을 자극하는 OST가 완벽한 삼박자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 웰메이드 로맨스 드라마다.

국내에서도 '상친자'라는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작품이기에 무리해서 변경하지 않았다. 카세트 테이프를 통해 현재에서 과거로 향하는 구성을 지키고, 세 명의 주인공 역시 그 관계성을 유지한다. 같은 동양권 작품에 동시대 작품이란 점에서 이질감이 적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 스틸컷
ⓒ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는 2023년을 살아가는 준희가 1998년으로 향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그곳에서 준희는 자신을 닮은 권민주라는 소녀가 되고, 죽은 남자친구 연준을 닮은 시헌을 만나게 된다. 타임슬립의 아련함과 복고의 향수가 만나 짙은 로맨스를 형성한 작품은 드라마의 리듬감에 어울리는 긴장감 확보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를 위한 코드는 삼각관계 그리고 살인사건이다.

민주의 곁에는 시헌뿐만 아니라 인규도 존재한다. 민주를 좋아하는 인규는 절친 시헌과 불편한 관계가 되며 팽팽한 삼각관계를 구축한다. 여기에 첨가된 범죄 스릴러의 요소는 사랑의 줄다리기라는 뻔한 공식에 힘을 불어넣는 요즘 트랜드라고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최고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중년 로맨스에 연쇄 범죄를 넣어 긴장감을 살린 바 있다.
 
 <너의 시간 속으로> 스틸컷
ⓒ 넷플릭스
 

자칫 스릴러가 로맨스보다 커지는 주객전도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2023년의 시점을 적극 활용하는 점 역시 포인트다. 준희를 타임슬립의 세계로 빠뜨린 남자가 죽은 줄 알았던 연준일지, 아니면 시헌일지, 시헌이 연준인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품게 만든다.

그리고 로맨스와 복고를 살리는 OST로 정점을 찍는다. <상견니>가 그러했듯 <너의 시간 속으로> 역시 기존 노래들을 활용해 상황에 어울리는 감성을 전하는 사운드트랙을 구축했다. 민주-시헌-인규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랑과 우정 사이', 민주를 향한 시헌의 마음을 담은 '네버 엔딩 스토리'와 준희의 눈물이 모여 과거를 향한 듯한 느낌을 주는 '내 눈물 모아'까지. 적재적소에 맞는 노래가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제목 그대로 너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타임슬립이 심장을 뛰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드라마다. <사내맞선>으로 로맨스 스타에 등극한 안효섭과 팔색조 매력을 지닌 전여빈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을에 어울리는 서정적인 감성을 지닌 이 작품이 '상친자들'과 함께 시청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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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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