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제외' 다이어, 레비 회장 미팅 직접 요청…번리 임대 거절→벤치서 '시간 낭비' 위기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감독 눈 밖에 나버린 에릭 다이어(토트넘)가 보드진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는 당장 벤치 신세로 전락해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의 토트넘 담당 기자 알레스디어 골드는 10일(한국시간) 팬들과의 Q&A 시간을 통해 다이어와 다니엘 레비 회장이 알려진 두 사람 간의 회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기자는 두 사람의 미팅에 대해 "내가 이해한 바로 다이어가 레비 회장에게 미팅을 요청했다"라며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자신을 이적시키려는 노력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이어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주전 경쟁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한 선수가 영입되면 임대 이적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번리가 그에게 임대 제안을 했지만, 당시 구단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영국판은 1일 토트넘 홋스퍼가 에릭 다이어를 임대 영입하고 싶은 번리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2023 여름 이적시장은 지난 6월에 시작돼 한국시간으로 9월 2일 오전 7시에 문을 닫았다. 이적시장 막바지에 출전 시간을 위해 토트넘 내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다이어가 예상외로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토트넘 수비수 다이어는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방출 명단에 오르며, 토트넘 이적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2014년 스포르팅에서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겪었다. 특히 2018/19시즌부터는 주전으로 출전하는 비중도 줄어들며, 나오는 경기마다 실수를 연발해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2023/24 시즌을 앞두고 팀의 지휘봉을 잡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미키 판 더 벤이라는 유망한 수비수를 영입하며 다이어의 기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다. 다이어는 시즌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모두 명단 제외됐으며, 30일 열린 토트넘과 풀럼과의 풋볼리그컵(EFL컵) 2라운드 경기조차도 명단에 없었다.
결국 다이어는 이적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그간 관심을 보였던 사우디아라비아 구단과 풀럼 등도 협상을 추진하지 않으며, 토트넘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을 벤치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다이어에게 갑작스럽게 관심을 내비친 구단은 바로 분데스리가 최고의 구단인 바이에른 뮌헨이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29일(한국시간) "다이어는 계속해서 뮌헨에 제안됐다"라고 보도했다.
플레텐베르크는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어 뮌헨 내부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논의 중이다. 다이어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뮌헨 이적 목록에 있다"라며 뮌헨이 다이어 영입을 고려 중인 사실을 인정했다.
뮌헨 외에도 다른 구단들의 관심도 뒤따랐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뮌헨이 다이어 영입을 제안했으며, 도르트문트도 다이어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며 다이어 영입을 위해 분데스리가 최고 구단들이 경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 매체에서는 다이어의 멀티성에 뮌헨이 관심을 보였다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독일 매체 'FCB인사이드'는 "다이어는 현재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있지만, 뮌헨에서 그의 옛 동료인 케인과 만날 수 있다. 다이어는 다재다능한 수비수이며, 중앙 수비수뿐만 아니라 오른쪽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다이어는 뮌헨의 옵션이다"라며 다이어가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는 실제로 토트넘 입단 초기만 해도 중앙 수비수보다는 3선에 위치하며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속도나 여러 문제를 보이며 중앙 수비수 자리로 이동해 적응했다.
다이어에 대한 뮌헨의 관심에 케인의 입김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이번 여름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에게 다이어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토트넘에서 호흡을 맞췄던 케인이 다이어를 구단에 추전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 내에서도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다이어를 두고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빅클럽 뮌헨과 도르트문트가 경쟁을 펼치는 보기 드문 상황을 연출한 가운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번리도 다이어 영입 레이스에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8위를 차지하며 2부리그인 EFL(잉글리시풋볼리그)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던 번리는 맨체스터 시티 레전드 뱅상 콤파니 감독 지도하에 리그 7경기를 남겨두고 최소 2위를 확보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다이렉트 승격 티켓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2020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 벨기에 리그에서 RSC 안더레흐트 사령탑으로 지도자 삶을 시작한 파니 감독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번리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번리에서 콩파니 감독은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주면서 클럽을 1년 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복귀시켰다.
번리도 다이어 영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엔 스웨덴 수비수 얄마르 에크달의 부상과 연관이 있다. 에크달은 지난달 31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2023/24시즌 리그컵 2라운드 맞대결에서 선발로 나와 후반 14분에 부상을 입어 들것에 실린 채 그라운드를 빠져났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비수 한 명이 당분간 전력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이잔 번리는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풍부한 다이어를 1시즌 임대 영입하기로 결정했는데, 번리의 제안을 토트넘이 거절했다.
이에 대해 '디 애슬레틱'은 "번리는 토트넘에 다이어 임대 영입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라며 "다이어는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기에, 토트넘은 다이어가 계약 연장에 서명할 경우에만 선수의 임대를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어가 선호하는 건 이번 시즌 자신의 자리를 위해 싸우고,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여름에 이적하는 것"이라며 "그는 이제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다이어의 계약이 2024년 6월에 만료되기에 영구 이적이 아닌 임대 제안이라면 다이어가 새로운 계약을 맺어 계약 기간을 연장할 경우에만 허용할 계획이지만 다이어가 내년 여름에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을 꿈꾸면서 상황은 안갯속으로 빠졌다.
토트넘 팬들은 오랜 시간 클럽에 몸담았음에도 실수가 잦아 신뢰를 주지 못한 다이어와 빨리 결별하길 원하지만 토트넘은 이적료 0원에 내보내는 상황을 가급적 피하고 싶었다.
결국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면서 다이어로 이적료를 회수할 방법은 사라졌다. 레비 회장도 그간 헌신한 다이어를 이적료 수익 없이 내보내는 것은 원치 않지만, 기량이 많이 떨어진 그를 판매하는 건 쉽지 않았다.
다이어는 토트넘에서의 추락으로 벤치만 달구는 신세가 됐다. 당장 탕기 은돔벨레, 다빈손 산체스, 세르히오 레길론 등 전력외 자원들이 갈라타사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임대 혹은 이적을 선택했지만, 다이어는 잔류했다. 겨울 이적시장 전까지 시즌 초반 그가 토트넘 내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 지가 중요하게 됐다.
사진=PA Wire,EPA/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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