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려뻗쳐" 뒤 몽둥이질…군대 아니다, 회사 창업주였다

연합뉴스

중견 인력파견업체 더케이텍의 창업주가 직원들에게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회사 차원에서 체중 감량을 강요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졌던 더케이텍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총 17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더케이텍은 대표이사가 아닌 창업주가 인사·채용 등 일부 사업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면서 상습적으로 직원들을 폭행하는 등 괴롭힘 행위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창업주는 본사 직원 전원에게 ‘1인 2자격증’을 취득할 것을 지시했는데, 일부 직원들이 이를 따르지 못하자 총 3회에 걸쳐 16명에게 ‘엎드려뻗쳐’를 지시한 뒤 몽둥이 등으로 둔부를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 자식 ×× 하나 건사 못할 놈” 등의 폭언도 함께 이뤄졌다.

더케이텍은 또 일부 직원에게 체중 감량을 강요한 뒤 주기적으로 체중을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량에 성공한 직원은 창업주와의 식사 자리를 제공하고, 미흡한 직원은 경고 조치를 취했다. 또한 사적 운전수행, 화분 관리, 업무시간 외 연락 등 기존 업무와 무관한 창업주의 지시를 거부한 직원에겐 시말서 작성을 강요하고, 총 38명에 대해 674만원 상당의 급여를 삭감했다. 창업주를 위한 사내 예술제 참여와 연습 강요도 이미 한 차례 신고받아 과태료가 부과된 이후에도 지속됐다가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채용 과정에서 창업주 의중에 따라 성·연령을 차별한 정황도 나타났다. “1996년생 이하 여성은 가산점이 있으니, 면접 참여를 독려하라”는 창업주의 지시에 따라 차별이 발생했고, 채용 공고에도 ‘20대 초반 여성’, ‘40~65세 우대조건 제시’ 등 연령 차별 문구가 기재됐다. 이외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총 8000만원 임금 체불, 1770회에 걸친 연장근로 한도 초과 등이 확인됐다.

이에 고용부는 9건에 대해 형사 입건하고, 총 22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행정·사법적 조치를 취했다. 아울러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문화·인사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계획서를 제출받고 이행 상황을 지속 확인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사용자가 직장에서 근로자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한 매우 심각한 불법행위가 드러났다”고 하면서 “두 번 다시 산업현장에서 이와 같은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