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회·파트2’ 소비행태에 따른 변화?…안 통하는 지상파 편성 전략 [D:방송 뷰]

장수정 2023. 9. 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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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회, 파트제 드라마 등 지상파가 유연한 편성 전략을 시도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치밀한 떡밥을 통해 파트2에 대한 궁금증을 치솟게 만든 '더 글로리', 에피소드 형식의 전개에,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주 1회를 활용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등 새 시도를 영리하게 활용하며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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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파트1 무리한 엔딩에 시청자 원성 이어져

주 1회, 파트제 드라마 등 지상파가 유연한 편성 전략을 시도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작품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아 오히려 부정적인 사례가 되기도 한다.

지난 2일 MBC 금토드라마 ‘연인’ 파트1이 끝났다. 두 번째 파트는 10월 중 방송된다. 파트1 마지막 회인 10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2.2%, 수도권 기준 11.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주인공 이장현(남궁민)과 유길채(안은진)의 애틋한 로맨스를 중심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얽히고설키는 인물들의 서사를 완성도 높게 그려내 입소문을 타기 시작, 꾸준히 상승세를 그린 것이다.

다만 10회에서 장현과 길채가 헤어진 채로 마무리를 하게 됐는데,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함께 떠나기로 한 약속을 어긴 길채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여기에 파트2 예고편에 또 다른 여자 주인공의 등장이 예고되면서 ‘파트2에서 여자 주인공이 바뀌는 것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반응들도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휴식기까지 가지게 된 ‘연인’이 다음 파트에서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감 섞인 시선도 이어진다. 기대감을 가지고 파트2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실망감 섞인 반응을 뒤집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것. 물론 시청률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휴식기가 ‘연인’에게 장점으로 작용 됐다고는 볼 수 없어진 셈이다.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는 주1회라는 편성이 드라마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국민 참여 심판극으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 장르에서 지나치게 느린 공개로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연인’이 MBC 드라마로는 최초로 파트제를 시도하면서 “지상파뿐만 아니라 종편, 케이블, 그리고 OTT까지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가 160편이 넘을 정도로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는 물론, 몰입감 있는 시청을 위해 회차를 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제작 요소가 됐다”며 “변화하는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행태에 맞춰 ‘연인’을 시청자께 보다 매력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각 10회차, 2개 파트로 나눠 방송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밝혔었다.

MBC의 설명처럼, 콘텐츠의 숫자는 많아지고, 몰아보기 등 새로운 공개 방식을 택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인해 시청자들의 시청 방식도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D이미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파트제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3’,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가 주1회로 시청자들을 만나기도 했었다.

치밀한 떡밥을 통해 파트2에 대한 궁금증을 치솟게 만든 ‘더 글로리’, 에피소드 형식의 전개에,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주 1회를 활용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등 새 시도를 영리하게 활용하며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도 없지 않다.

물론 ‘국민사형투표’의 흥행 부진 이유로 편성 전략만을 꼽을 순 없다. 다만 여러 방송사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드라마 슬롯을 대폭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사의 사정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편성을 전략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선 작품들처럼 영리한 활용이 아닌, 시도만을 위한 시도가 되면 오히려 시청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실패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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