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면 통한다…수요 몰리는 中 배터리 전기차

최대열 2023. 9. 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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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전기차, 일부선 2000만원 ↓ 구매
구매보조금 국비·지방비 더해 600만원↑
중국산 배터리 써 차량 가격 낮춰
테슬라 모델Y·KG 토레스 전기차
"저가 전기차 중심으로 대중화 가속"

기아가 경차 레이를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 레이EV의 보조금이 확정됐다. 국비 보조금과 지역별로 다른 지자체 지원액을 합하면 전남 일부 지역에선 1600만원대, 서울에서도 2000만원대 초반에 구매 가능하다. 예상보다 구매 부담이 적어 일선 영업 현장에선 예비 구매자의 문의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공지된 내용을 보면, 레이EV 국비보조금은 512만원이다. 국비는 전기차 성능과 가격, 충전인프라 등을 따져 최대 6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마다 일정한 한도를 둬 국비에 매칭시켜 지방비 보조금을 준다. 레이 전기차는 국비 한도의 75% 정도를 받아 지방 보조금 역시 최대치의 75% 정도만 받는다.

기아 레이 전기차<사진제공:기아>

지방비를 더한 보조금은 서울의 경우 647만원, 대구나 인천에선 775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보조금 규모가 큰 전남 광양에선 1152만원까지 가능하다. 레이 전기차 가격은 4인승 승용은 기본형(라이트) 2775만원, 고가형(에어)은 2955만원이다. 이런저런 선택사양(옵션)을 넣으면 125만~295만원 정도 추가해 3000만원대 초반까지 올라간다.

서울에서 기본형에 옵션을 최소화하면 2128만원, 대구나 인천은 200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광양 거주민이라면 1623만원이라는 가격이 나온다. 레이 전기차 2인승 밴 모델은 2745만~2795만원이며 1인승 밴은 이보다 10만~15만원 싸다.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는 소소한 세금환급 혜택 등을 더하면 2000만원 아래에서 살 수 있다.

기아 레이 전기차 2인승 밴모델<사진제공:기아>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신차 가격이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레이 신차는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예비 수요자들은 보고 있다. 앞서 2011년 나온 초기 레이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100㎞ 안팎으로 짧았는데도 45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 탓에 구매 문턱이 높은 편이었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배경으로는 값싼 배터리가 첫손에 꼽힌다. 레이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주행거리 등 성능은 다소 떨어지나 값이 싸다. 과거 중국 전기차를 중심으로 쓰였으나 최근 들어 널리 용처가 늘어났다. 기아는 국산 전기차 가운데 처음으로 LFP 배터리를 썼다.

최근 국내 인도를 시작한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 역시 LFP 배터리를 쓴 중국산 제품이다. 지난달 신규등록 물량은 431대로 앞서 7월보다 6배 이상 늘었다. 국내 출시 소식이 알려진 후 사전주문만 2만대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가격경쟁력이 첫손에 꼽힌다. 국내 판매가격은 5699만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2000만원 이상 싸다.

보조금 100% 지급기준인 5700만원 이하를 맞춰 국비 보조금만 514만원에 달한다. 서울서 산다면 5049만원, 대구·인천에선 4921만원 정도다. 보조금을 많이 주는 지방에선 4000만원대 초중반까지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충전소에서 충전중인 테슬라 차량<사진출처:연합뉴스>

오는 20일 국내 출시를 예고한 KG모빌리티의 첫 전기차 토레스 EVX도 LFP 배터리를 쓴다. 중국 배터리·전기차 메이커 비야디(BYD) 제품으로 셀투팩 방식으로 중간단계(모듈)를 없애 공간 활용도나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게 특징이다. 가격은 기본형 4900만원 전후, 고가형은 5200만원 전후로 검토 중이다.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 중반 정도가 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본다.

과거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고는 하나 배터리 가격은 여전히 전기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당초 예상보다 전기차 보급이 빨라지면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에, 수년째 이어졌던 배터리 가격 내림세가 지난해부터 둔화하기도 했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다소 주춤해진 배경 가운데 하나로 높은 가격이 꼽히는 만큼 기존보다 싼 '보급형' 전기차를 찾는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순수전기차 시장은 2025년 전 세계 수요의 25%를 넘어서며 판매가격 2만7810달러(올해 전 세계 평균 차량 판매 가격) 이하의 차량을 중심으로 대중화가 전개될 것"이라며 "기존 완성차 기업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의 전기차 라인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2023에 참가한 중국 전기차 메이커 BYD의 전시관<사진출처:연합뉴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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