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셨어요? 박하도 한약재로 씁니다

윤소정 2023. 9. 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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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는 해열과 통증 작용이 있는 약재

미술관에 있는 작품 속에서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안에 숨어있는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기자말>

[윤소정 기자]

민트(mint)는 아이스크림, 음료수, 껌, 사탕 등 다양한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이다. 특유의 화하고 상쾌한 향은 동서양의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민트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페퍼민트, 스피어민트, 애플민트 등의 종류가 있다.
 
▲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헬레나 므니첵(삽화:보그단 노바코프스키), 1919
ⓒ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폴란드의 소설가 헬레나 므니첵(Helena Mniszek, 1878~1943)의 작품 <하데스와 페르세포네(Pluton i Persefona)>에 들어간 삽화이다. 

죽은 자들의 신인 하데스는 지하세계를 다스린다. 그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아들로, 제우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와 포세이돈(바다의 신)과 형제이다. 하데스란 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땅속에 있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이 때문에 그는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금이나 은 같은 보물들의 소유자로 '부유한 자'라는 뜻의 플루톤(Pluton)으로도 불렸다. 로마신화에서는 저승의 신을 플루토(Pluto)라고 한다.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여 아내로 삼았는데, 그녀는 제우스와 데메테르(대지의 여신)의 딸이자 자신의 조카였다. 하데스에게는 또 다른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멘테(Menthe)라는 물의 님프이다.

하지만 그녀를 질투한 페르세포네가 짓밟아 죽이려는 순간 민트(박하)로 변했다. 이 때문에 박하는 밟으면 밟을수록 향기가 더 짙어지는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박하의 속명인 멘타(Mentha)는 멘테(Menthe)에서 나온 말이며, 민트(mint)의 어원 역시 여기에서 유래한다.
 
▲ 야생 민트 Flora Batava, 얀 콥스, 1877년 (좌) / Nordens Flora, 린드만, 1917년~
ⓒ 위키미디어커먼스(퍼블릭 도메인)
 
두 개 모두 야생 민트(Mentha arvensis)를 그린 작품이다.

왼쪽은 네덜란드의 농업 경제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얀 콥스(Jan Kops, 1765~1849)가 자신이 창간한 잡지 <Flora Batava>에 실은 그림이다. 이 잡지는 맨 처음 1800년 암스테르담에서 출판되었으며, 마지막 호인 28권은 1934년에 출판되었다.

Batava(바타비아)는 네덜란드의 지역 이름으로, Flora Batava는 미술 수집가이자 원예가인 아그네타 블록(1629~1704)의 정원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녀의 정원에서 많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꽃 그림을 남겼다고 한다.

오른쪽 그림은 스웨덴의 식물 학자이자 예술가인 칼 악셀 매그너스 린드만(Carl Axel Magnus Lindman, 1856~1928)의 <Bilder ur Nordens Flora>에 실렸다.  
이 작품은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50개 이상의 식물에 대한 설명과 삽화가 있다. 

야생 민트에서는 멘톨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물질을 추출할 수 있으며, 추출물은 식품, 음료, 약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멘톨은 구강 세정제로 치과 치료에 널리 사용되며, 민트 잎으로 우린 차는 감기에 걸렸을 때나 소화를 돕기 위해 활용했다. 

약재로서 쓰이는 박하

박하를 뜻하는 영어 단어가 바로 민트이다. 요즘에는 민트로 많이 부르지만, 예전에는 박하라는 말이 훨씬 익숙하게 쓰였다. 정확히 구분하자면 박하속 안에 민트가 포함되어, 민트보다 박하가 좀 더 넓은 개념이다.

박하는 여름에 꽃이 필 때 전초를 베어 그늘에서 말려서 한약재로 사용한다. 맛은 맵고 성질은 서늘하다. 풍열(風熱)의 사기를 없애어, 해열 작용이 있으며 목이 붓고 아프거나 두통이 있을 때 통증을 멎게 한다. 가벼워서 위로 올라가는 특성이 있어서 머리와 눈, 코, 목 부위에 좋다. 콧물이 나거나 눈이 충혈되는 증상에 사용할 수 있다. 

소화선 분비를 촉진하고 위장 연동 운동 촉진하여 소화가 안 될 때도 도움이 된다. 특히 더위로 인한 복통, 설사에 좋다. 또한 피부에 바르면 청량감이 있고 항균, 소염, 진통 작용이 있어 가려움증, 신경통에 활용한다. 

박하를 탕약으로 사용할 때는 오래 달이지 않는다. 다른 약재들과 함께 넣은 처방으로 이용할 때도 처음부터 같이 끓이지 않고 나중에 넣는 것이 향이 날아가지 않고 약재의 효과를 더욱 좋게 한다.

이를 후하(後下)라고 하는데, 선전(先煎)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광물성이나 조개류의 약재는 선전을 하는데, 다른 약재들보다 먼저 넣고 끓여 충분히 약효가 우러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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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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