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컬리...‘합치고 옮기고’ 수익성 개선 총력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9. 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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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자회사 플래너리 흡수합병...외부 사무실은 축소
매출 증가세 둔화...비용 절감 외 흑자전환 해법 묘연
연내 흑전 실패 시 기업가치 하락·창업자 지분 희석 우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비용 효율화에 총력이다. 올해 흑자전환이 목표인데, 상반기 7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매출 증가세가 정체된 탓에 비용 절감 외에는 이렇다 할 흑자전환 요인이 없는 상태다. 이에 외부 사무실 운영을 중단하고,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비용 효율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컬리는 최근 자회사 플래너리를 흡수합병하겠다고 공시,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이다. 플래너리는 여성 커리어 성장 커뮤니티 ‘헤이조이스’ 운영사다. 컬리는 지난해 1월 플래너리 지분 100%를 인수했다. 컬리는 이번 합병 배경으로 경영 효율성 증대를 꼽았다. 컬리 측은 “자원의 효율적 결합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개선, 사업 시너지 발현 등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모회사가 완전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경우는 ‘비용 절감’ 때문이다. 흡수합병 과정에서 인적 자원을 조정할 수 있고, 불필요한 지출 등도 최소화할 수 있다.

컬리는 최근 비용 절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옥 외부에 운영하던 별도 사무실도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 등 고정비가 높은 업종인 탓에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최근에는 둔화 상태”라며 “비용 절감 외에는 이렇다 할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컬리의 누적 매출은 1조174억원으로 전년(1조276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연내 흑자전환은 컬리의 목표인 동시에 필수 조건이다. 달성 실패 시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컬리는 지난 5월 제3자 배정 방식의 전환우선주(CPS) 유상증자를 통해 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때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올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적자를 낼 경우 전환 주식의 전환비율을 최초 1 대 1에서 1 대 1.8462343으로 리픽싱(조정)한다는 것이다.

말은 어렵지만 개념은 단순하다. 최초에는 전환주 1주당 보통주 1주로 전환했다면, 리픽싱 이후에는 전환주 1주당 보통주 1.8462343주의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전환비율이 1 대 1이었으니 전환가액과 신주 단가 모두 6만6146원이었다. 하지만 리픽싱 이후에는 전환가액이 6만6146원, 신주 단가는 3만5829원으로 변경된다. 신주 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원이다. 종전 2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리픽싱이 이뤄진 뒤 창업자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 추가 희석도 고민거리다. 지난 5월 투자를 단행한 앵커PE(MKG ASIA LTD)가 보유하게 되는 보통주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다른 주주들의 보통주 가치는 희석된다. 단순 계산으로 김슬아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현재 6%에서 5.7%로 0.3%포인트 떨어진다.

컬리는 앞선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낮은 창업자 지분율로 고생했다. 당시 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하며 김 대표의 낮은 지분율을 문제 삼았다. 컬리는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의무보유확약서를 받고 난 뒤 거래소에 제출, 예심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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