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보고서]'로고없는 명품' 아는 사람만 아는 '금수저룩'…대세는 '올드머니룩'
큰 브랜드 로고·화려한 컬러 지양
편집자주 -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심플하면서도 절제된 스타일의 '올드머니룩'이 젊은 층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올드머니룩은 요란한 브랜드 로고나 화려한 컬러 사용은 지양한다. 대신 고급스러운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며 은은한 멋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이에 올드머니룩은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일명 '금수저룩'으로도 불린다.
로고 없는 '조용한' 명품 인기↑
올드머니룩이 화제가 된 계기는 올해 초 법정에 출두한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의 영향이 컸다. 팰트로는 2016년 70대 남성과 충돌한 스키 사고로 민사 소송을 당해 지난 3월 지방법원에 출두했다. 그러나 당시 재판 결과보다 화제 된 건 그의 법정 패션이었다.
재판장에서 팰트로는 로고가 보이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의 코트와 가방 등을 선보였다. 그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셀린느 등을 착용했지만, 로고가 보이지 않아 명품에 관심이 있는 이들만 팰트로가 명품을 착용했다는 점을 알아챌 수 있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로고가 없는 '스텔스 럭셔리(조용한 명품)'의 트렌드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명품 컨설턴트 로버트 버크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제품의 브랜드를) 알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누군가는 그들이 무엇을 입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들 사이에서는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드머니룩은 스텔스 럭셔리 트렌드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스텔스 럭셔리는 상표가 보이지 않아 의류 안감을 보거나 가방을 열기 전까지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다는 게 특징이다. 너도나도 한눈에 알아보는 브랜드 로고 대신 실크나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를 입는 것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표현하는 셈이다.
'뉴머니룩' 지고 '올드머니룩' 뜬다…고급스러운 소재 특징
당초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성공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미국 힙합 가수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뉴머니룩이 유행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러 로고가 크게 새겨진 명품이나 굵은 금목걸이, 금반지 등을 착용해 부를 자랑하는 패션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플렉스 문화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다. 특히 브랜드 로고를 부각하는 '로고플레이'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은 뉴머니룩 대신 올드머니룩을 택하게 됐다.
올드머니룩의 유행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Oldmoney' 키워드 게시글이 63만여개가 넘고, 틱톡과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은 무조건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신진 디자이너의 브랜드에서 올드머니 아이템을 찾기도 한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디자이너가 본인 이름을 걸고 만든 패션 브랜드로, 백화점 브랜드 수준의 좋은 품질을 가졌음에도 화려한 로고가 없어 올드머니룩 트렌드와 잘 맞다. 실제로 디자이너 브랜드를 취급하는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서는 7월 한 달간 올드머니룩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증가했다.
올드머니룩, 경제 불황과 연관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올드머니룩의 유행이 경제불황과 연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유행에 좌지우지되기보다는 하나를 사도 오래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아이템이 주목받게 됐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빈부격차가 심화하면서 부자들이 노골적으로 부를 드러내지 않게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명품 컨설턴트인 로버트 버크는 팬데믹 기간에는 경기 부양책과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젊은 구매자들이 로고가 크게 박힌 명품을 좇았지만, 이제는 그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크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경제 불확실성과 함께 어느 정도 피로감이 있다"며 "사람들은 자신들이 돈이 많다는 것을 굳이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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