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행족’ 증가에 5층 규모 캡슐호텔 열어 ‘풀방’ [대한민국 장사 고수 열전] (21)
서울에서 가장 큰 캡슐호텔을 운영하는 정승호 더캡슐 대표 얘기다.
정 대표의 캡슐호텔 도전기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기업 퇴사 후 서울 동대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했다. 당시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던 관광 시장 초호황기. 그는 이때 3가지 트렌드에 주목했다. 1인 여행객 증가, 여행자들의 숙박비 절약, 숙박 시장의 과열이다.
“1인 여행객이 전체의 4분의 1에 달했어요. 그러면서 숙박비는 최대한 아끼고, 대신 낮에 볼거리, 즐길 거리에 더 쓰려는 경향이 보였죠. 여기에 숙박업소가 우후죽순 늘며 수익성이 크게 감소하는 현상도 감지됐습니다. 저비용 1인 여행객에게 합리적 선택지를 제공하면서도, 다른 숙박시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캡슐호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 충무로 인근 이면도로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 꼬마빌딩을 통임대해 캡슐호텔을 차렸다. 창업비용은 보증금을 포함해 약 3억원이 들었다. 요금은 평일 2만원대 중반, 주말 3만원대 초반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예상대로 1인 관광객이 밀려들었다. 평균 객실 가동률이 85~90%, 극성수기에는 평균 95%에 달해 거의 매일 ‘풀방’이었다.
“수용 인원 1인당 월수익은 75만원 정도입니다. 여기서 예약 사이트 수수료 15%,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비품, 부대비용 등이 빠지면 수익률은 매출의 약 20%에 달합니다. 기존에 게스트하우스와 에어비앤비 숙소를 3개 운영했던 경험에 비춰봐도, 캡슐호텔은 숙박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성이 있고, 단위 면적당 수익성이 높은 산업입니다.”
캡슐호텔로 성공한 다음에는 캡슐침대 판매에 나섰다. 대당 390만원의 적잖은 금액임에도 그동안 정부세종청사, 한국전력거래소, 경기도교육청 등 공공기관은 물론 포스코, 대한항공, 곤지암리조트 등 사기업도 직원 복지용으로 캡슐침대를 사갔다.
정 대표는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강한 소상공인(글로벌 분야) 오디션에서 ‘글로벌 강한 소상공인’으로 선정되면서 수천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캡슐호텔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점, 다른 제품과 소재·기능 면에서 차별화한 점, 조립 편의성을 극대화한 점 등이 인정받았다고. 포스코 철강재를 100% 사용해 남동공단에서 생산하는 캡슐호텔 첫 국산화 성과도 높이 평가받았다.
정 대표의 다음 목표는 B2C(개인 고객) 시장으로의 확장이다. 캡슐 사업은 틈새시장이기는 하지만 ‘1인 공간’을 원하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판단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5호 (2023.09.06~2023.09.12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무원·군인연금 10조 쏟아붓는데...국민연금은 ‘찬밥 신세’ 왜? - 매일경제
- ‘먹는 당뇨병 약’ 드디어...일동제약 29%대 초강세 [오늘, 이 종목] - 매일경제
- 트램 들어온다니 ‘우르르’...잠잠하던 위례 집값 들썩 [김경민의 부동산NOW] - 매일경제
- 요소수 대란 또 오나?···中 수출 중단 소식에 롯데정밀화학 등 관련주 들썩 [오늘, 이 종목] - 매
- “우리 동네에도 한옥마을 생기네”...서울시 6곳 추가 선정 - 매일경제
- ‘미쳤다’는 연세대 인근 월세 얼마기에···서울 대학가 ‘월세 폭탄’ - 매일경제
- “갓성비 전기 SUV가 온다”...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출격 - 매일경제
- “일요일에도 택배 받는다”...CJ대한통운, 통합 배송 브랜드 ‘오네’ 시작 - 매일경제
- 中 “공무원 아이폰 쓰지마”…틱톡·화웨이 때린 美에 ‘맞불’ - 매일경제
- “여보 집 내놓자” 1주택자마저···집값 오르는데 왜?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