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79골' 네이마르, 브라질 최다골 대기록 수립→"왕인 당신에게" 축구 황제에 헌사

권동환 기자 2023. 9. 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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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브라질 축구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선수로 등극한 네이마르(알 힐랄)가 자신의 대기록을 '축구 황제' 펠레에게 바쳤다.

브라질은 9일(한국시간)  브라질 파라주 아마존강 유역 벨렘에 위치한 망게이랑에서 볼리비아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첫 경기를 치러 5-1 대승을 거뒀다.

이날 브라질은 네이마르(알 힐랄)와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멀티골을, 그리고 하피냐(바르셀로나)가 한 골을 보탰다. 남미 최약체로 분류되는 볼리비아는 빅토르 아브레고가 한 골을 만회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브라질은 이날 승리로 남미 지역 예선 선두(승점 3·득실 +4)에 올랐다.

브라질이 월드컵 남미 예선 첫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한 기쁜 날에 대표팀 에이스가 브라질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2골을 터트리면서 A매치 통산 79골을 기록해 '축구 황제' 펠레의 A매치 77골을 넘어서면서 브라질 역대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전반 17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네이마르는 후반 16분 박스 안에서 자신의 앞으로 흘러나온 공을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면서 전반전 실수를 만회했다. 이 득점으로 네이마르는 A매치 78호골을 터트리면서 펠레를 넘어 브라질 A매치 최다 득점 단독 1위로 올랐다.

네이마르는 한 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하피냐의 크로스를 받아 그대로 발리 슈팅을 날렸다. 네이마르의 A매치 78, 79호골을 포함해 도합 5골을 터트린 브라질은 어렵지 않게 볼리비아를 제압했다.

경기가 끝나고 네이마르는 주변으로부터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그동안 호나우두(62골), 호마리우(55골), 지쿠(48) 등 수많은 축구 레전드들이 도전했지만 아무도 펠레 기록에 도달하지 못한 가운데 긴 세월이 흐른 끝에 네이마르가 볼리비아전 멀티골로 펠레의 A매치 통산 득점을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네이마르는 기자회견장에서 팀 동료들과 축구협회의 축하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A매치 통산 득점인 79가 등번호로 새겨진 브라질 축구대표팀 유니폼과 축하패를 선물로 받았다.



'ESPN'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참석해 "이 기록을 달성할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난 펠레보다 나은 선수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난 항상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고, 브라질 축구와 국가대표팀 역사에 내 이름을 쓰고 싶었다. 오늘 난 그 일을 해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네이마르와 함께 멀티골을 달성하면서 5-1 대승을 이끈 호드리구는 인터뷰에서 "네이마르는 나의 영웅이다. 이건 내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오늘은 매우 특별한 날이다"라며 네이마르가 이룬 업적을 축하했다.

호드리구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사들이 네이마르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세상을 떠난 펠레의 SNS 계정은 "영원하라, 마을의 소년이여! 네이마르가 펠레의 FIFA 공식 A매치에서 브라질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선 것을 축하한다"라며 "분명히 펠레도 오늘 너를 축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네이마르도 곧바로 자신의 SNS에 "Pra você REI, pele"라고 작성했다. 이는 포르투갈어로 "펠레, 왕인 당신에게"라는 뜻으로, 네이마르는 자신의 대기록을 '축구 황제' 펠레에게 바쳤다.

전설적인 축구 선수 펠레는 만 17세 어린 나이에 브라질을 1958 스웨덴 월드컵 정상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1962 칠레 월드컵과 1970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브라질 축구 전성기를 이끌었다.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월드컵에서 3번이나 우승한 선수는 펠레가 유일무이하다.

펠레는 현역 시절 1362경기에 출전해 1279골을 터트리며 기네스북에 올랐고, 브라질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92경기에서 77골을 기록했다. 다만 펠레의 득점 기록은 친선전과 투어 경기 득점이 포함되면서 정확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는데, RSSSF(국제스포츠통계재단)은 펠레가 공식전에서 넣은 총 득점을 767골로 집계했다.

브라질축구협회도 펠레의 A매치 통산 득점을 FIFA(국제축구연맹)와 달리 113경기 95골로 집계했는데, 펠레와 네이마르가 몸담았던 브라질 명문 산투스는 SNS를 통해 "아직 네이마르의 득점이 더 필요하다"라고 밝히면서 브라질축구협회의 기록에 손을 들어줬다.

득점 기록에 관해서는 서로 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펠레가 월드컵을 3번이나 들어 올린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 중 한 명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 축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펠레는 지난해 12월 대장암 투병 끝에 향년 82세로 눈을 감았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참가하는 올림픽에서도 두 차례 활약하며 골을 쏟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네이마르는 올림픽 대표팀 소속으로 14경기에 나서 8골을 뽑아냈다. 처음 참가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브라질은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준결승에서 누르고 결승에 올랐으나 멕시코에 져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에선 달랐다. 당시 소속팀인 FC바르셀로나 허락을 받아 24세 초과 와일드카드로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네이마르는 독일과 결승전에서 환상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더니 1-1로 끝나 벌어질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을 넣고 브라질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주역이 됐다. 네이마르는 부담이 워낙 컸던 듯 승부차기를 넣고 펑펑 울어 브라질 국민들의 감동시켰다.

다만 세계 최고의 스포츠 잔치인 월드컵에선 아직 인연이 없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상으로 8강부터 결장한 네이마르는 준결승에서 '미네이랑의 참사'로 불리는 독일전 1-7 참사를 벤치에서 지켜봤다.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벨기에와 8강전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브라질도 1-2로 졌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도중 부상으로 쉬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몸 상태가 회복돼 크로아티아와 8강에 나섰으나 승부차기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렸다.



한편, 네이마르가 넣은 79골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을 때의 상대팀은 일본이다. 총 다섯 번을 만난 일본은 네이마르에게 9골을 내줘 최다 실점 팀으로 남아 있다.

한국전에서도 강했다. 태극전사들과 3경기를 했는데 총 4골을 넣었다. 한국 선수들은 네이마르의 개인기에 굉장히 고전했다.

네이마르는 오는 13일 오전 11시 페루 리마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델 페루에서 페루와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2차전을 치러 A매치 통산 80골에 도전한다.

브라질은 이어 10월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 격돌한다. 11월엔 콜롬비아와 원정 경기를 먼저 치른 뒤 홈에서 숙적이자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네이마르는 자신이 잘 따르는 리오넬 메시와 자국 대표팀 공격을 책임지는 선봉으로 서로 붙는다.

네이마르는 최근 축구 인생에 큰 변화를 단행했다. 전 소속팀인 프랑스 명문 PSG에서 새로 합류한 이강인을 잘 챙기며 브로맨스를 풍겼지만, 갑작스럽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 힐랄에 이적료 9000만 유로(약 1287억원), 연봉 1억 5000만 유로(약 2146억원) 제안을 뿌리치지 못해 중동으로 향했다.

사진=네이마르, 브라질축구협회, TNT스포츠, FIFA SNS, EPA,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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