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녹색사다리, 탈탄소로 신흥국·선진국 연결…영향력·경제 기반 조성

이기민 2023. 9. 9. 18: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G20 정상회의 1세션 '하나의 지구' 참석
개도국 위한 녹색기후기금 3억달러 기여
청정에너지 전환·녹색해운항로구축 지원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한국 영향력 확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기후대응 체제를 갖추기 어려운 나라를 앞장서 돕고, 녹색에너지 및 개발에 협력하는 등 탈탄소·친환경 책임외교를 통해 '글로벌 녹색사다리'가 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특히 개발도상국들과 기후 위기 대응을 하며 원전·수소자동차·녹색해운 등 수출 기반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선 글로벌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이 녹색기후기금(GCF)에 그간 GCF에 기여한 액수와 같은 금액인 3억달러를 기여해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가로 재도약한다는 전략이다. GCF는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6) 당시 GCF 설치가 결정됐고, 한국은 초기재원 103억달러 중 1억달러, 2020년~2023년 100억달러를 목표로 추진된 1차 재원 보충 당시에는 2억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한국이 기후위기 대응 3대 기관인 GCF,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본부, 기후 기술 센터 네트워크(CTCN) 해외사무소 등이 모두 모여있는 기후대응 중심국인 만큼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뉴델리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혼자서는 도저히 녹색기술을 개발할 수 없거나 재정, 금융, 인프라 지원이 없이는 선진국 수준의 기후대응 체제를 구비하는 것이 어려운 나라들에게 대한민국이 앞장서서 재정, 기술 지원 등을 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녹색성장, 세계 기후변화 주도권의 위치를 한국이 지금 다시 차지하면서 선도적인 기후 역할을 글로벌 차원에서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상목 경제수석도 "선진국이 2050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등 높은 수준의 기후 변화 목표 설정과 이행을 추진하는 반면, 신흥국은 산업 발전 과정에서 책임을 지적하며, 선진국들의 기후 재원 기여를 강도 높게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의 대응 노력을 돕는 녹색 사다리 역할 수행을 천명하며 주요국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이 원자력·수소 에너지 개발의 선도국가로서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자 하는 국가들과 적극적인 원전 협력하겠다는 계획은 전 세계 중추국가로서의 역할론뿐만 아니라 미래산업 협력 및 수출력 제고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한국은 원전 수출과 동시에 소형원자로(SMR) 개발을 선도하고 있고, 수소자동차 보급 대수가 3만대로 세계 1위를 선점하고 있다. 이런 기술력과 제품력을 토대로 개발도상국의 탈탄소를 돕고, 향후 이들 국가의 경제 개발로 구매력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고객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대표적인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과 수소 산업의 글로벌 확산을 주도하면서 탄소중립 추진과 새로운 수출시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해운 솔루션을 통한 녹색해운항로 구축도 수출 경제와 관련해 탄소세가 주목을 받는 만큼 해양경제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 반영돼있다. 수출을 위한 해운과 항만 운항에도 탄소 저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최 수석은 "프랑스판 IRA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조 및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미래 우리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제 국제해운의 탈탄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녹색해운항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해 27차 COP 회의에서 미국과 함께 부산과 시애틀을 잇는, 그리고 미국 서부의 시애틀을 포함한 주요 항구 도시를 잇는 한미 간에 녹색해운항로 구축에 관해서 협의하고 선언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미가 주축이 돼 친환경 연료 사용, 친환경 인프라 항만 기반 구축에 관한 사전타당성조사, 올해 UAE에서 열릴 28차 COP 총회에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한국형 친환경 해운 솔루션 확산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 선도국으로서의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고, 관련 분야의 신산업,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뉴델리=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