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 팬들의 비판 시위에 '대표팀 인터뷰 금지' 선언한 사우디… 한국전 앞두고 묘한 기류

김정용 기자 2023. 9. 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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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유럽 내 근거지 뉴캐슬에서 A매치를 진행하면서 현지 축구팬들의 지속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가디언'과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뉴캐슬 팬 중 사우디의 스포츠워싱에 반대하는 그룹은 경기장 길 건너에서 시위를 벌였다.

사우디 인권운동계의 유명인사가 뉴캐슬에서 열리는 대표팀 경기를 오히려 인권탄압 고발의 무대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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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럽 내 근거지 뉴캐슬에서 A매치를 진행하면서 현지 축구팬들의 지속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대표팀의 미디어 활동을 제한하는 등 긴장감 속에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우디는 9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코스타리카에 1-3으로 패배했다. 거액 연봉에 팀을 맡게 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이 구장을 평소 쓰는 뉴캐슬유나이티드가 사우디 자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지난 시즌 4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홈 경기라는 느낌으로 잡은 구장이었다.


하지만 사우디 측이 집 같은 분위기를 느끼긴 힘들었다. 관중은 약 5,000명에 불과했다. 뉴캐슬 구단 팬들은 오히려 반대 시위에 열을 올렸다. '가디언'과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뉴캐슬 팬 중 사우디의 스포츠워싱에 반대하는 그룹은 경기장 길 건너에서 시위를 벌였다. 스포츠워싱은 중동 국가들의 인권 문제를 스포츠 인기를 통해 국제적으로 희석하는 것을 뜻한다.


시위대는 지난 주 사우디 인권 운동가 리나 알하슬룰의 방문 및 지지 연설에서 힘을 얻었다. 리나 알하슬룰은 지난 2018년 여성 운전 금지 철폐 투쟁을 하다 수감돼 고문을 당한 루자인 알하슬룰과 자매다. 사우디 인권운동계의 유명인사가 뉴캐슬에서 열리는 대표팀 경기를 오히려 인권탄압 고발의 무대로 삼은 것이다.


최근 사우디의 알이티파크로 이적한 잉글랜드 대표 선수 조던 헨더슨이 동성애를 처벌하는 사우디로 이적한 점에 대해 비판 받자, 동성인권운동을 지지했던 과거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이적해서)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우디 체육부는 코스타리카전 후 인터뷰 금지령을 내렸다. 만치니 감독은 방송사측 짧은 인터뷰만 가졌고, 기자들이 기다리는 자리에는 나오지 않았다. 국가대표 경기를 치른 양국 감독 모두 기자회견에 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생략하는 건 건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만치니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국내에서의 사형 문제나 알하슬룰 수감에 대한 질문이 만치니 감독을 향하는 걸 막으려 한 듯 보인다"고 썼다.


사우디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과 A매치를 갖는다. 사우디는 이미 A매치 5연패 중인데다 자국 리그로 유입된 수많은 슈퍼스타들에게 밀려 자국 대표 선수들의 출장시간이 줄어들면서 경기력도 저하된 상태다.


역전골의 주인공 살렘 알도사리(사우디아라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살렘 알도사리(사우디아라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여기에 어수선한 경기장 안팎 사정까지 겹쳐 미묘한 기류 속에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기자들은 만치니 감독에게 사우디 정세에 대해 묻지 못할 경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감독에게 대신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축구 이슈에 대한 논평을 내며 방송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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