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유니폼 선물 논란' 클린스만, 첼시 자선경기 참석할까 '시선집중'

김정현 기자 2023. 9.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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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논란의 재택근무도 모자라 또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웨일스전 후 아들 선물까지 챙긴 위르겐 클린스만이 대표팀 일정 중에 레전드 매치 참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7일(한국시간) 첼시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레전드 잔루카 비알리를 추모하기 위한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매치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레전드 매치는 오는 9일 오전 3시 15분 프리미어리그 첼시 홈구장인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첼시는 비알리를 위한 레전드 매치에 전북 현대 테크니컬 어드바이저이자 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로베르토 디 마테오를 감독으로 세웠다. 

첼시 선수단도 화려하다 페트르 체흐 전 첼시 이사를 비롯해 카를로 쿠디치니, 힐라리오, 프랑크 르뵈프, 개리 케이힐, 존 테리, 티아구 멘데스, 지안프랑코 졸라, 마이클 에시앙, 살로몬 칼루, 윌리암 갈라스, 클로드 마케렐레, 플로랑 말루다, 아이두르 구드욘센, 존 오비 미켈, 하미레스, 샘 허친슨, 라이언 버트란드 등 왕년의 첼시 전설들이 참여한다. 

이 경기의 상대팀 뮌헨 선수단에 뜻밖의 이름이 등장했다. 바르 위르겐 클린스만이다. 

클린스만은 톰 슈타르케, 디에구 콘텐토, 지오바니 에우베르, 클라우디오 피사로, 로이 마카이, 오언 하그리브스, 토마스 헬메르, 루시우 등 뮌헨 레전드들과 함께 명단에 올랐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클린스만은 현재 자신이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함께 A매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8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 축구 대표팀과 9월 A매치 첫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득점 없이 무승부, 경기 내용도 한국이 오히려 웨일스보다 밀리는 졸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연합뉴스를 통해 "상당히 어려운 경기였다. 양 팀 모두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고, 골 찬스도 많이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대등한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웨일스가 5백으로 나와서 무너뜨리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웨일스가 수비를 잘했다. 우리도 웨일스와 비슷한 팀을 상대로 어떻게 준비하고 풀어나가야 하는지 볼 수 있는 경기였다"라고 덧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우리나라(28위)보다 낮은 웨일스(35위)를 상대로 클린스만호는 슈팅 수에서 4-10으로 밀리고, 유효 슈팅에서도 1-4에 그치는 등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김승규(알샤바브)의 선방과 웨일스의 '골대 불운' 덕분에 무실점한 게 그나마 다행일 정도였다.

클린스만호는 웨일스의 두꺼운 수비와 전방 압박에 곤혹스러워하며 빌드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과 중앙 미드필더의 킬러 패스가 실종되면서 '무엇을 위한 축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나오게 했다.

공격도 수비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클린스만호는 출범 후 5경기 무승(3무 2패)의 늪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 영국 공영방송 'BBC'의 웨일스판인 'BBC 웨일스'는 8일 공식 SNS를 통해 "클린스만의 아들을 위한 엄청난 선물이 준비됐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의 웨일스전 경기 종료 후 행동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램지와 경기가 끝나고 유니폼을 교환하려는 것을 보았다는 질문에 "내 아들이 LA 갤럭시에서 골키퍼로 뛴다. 그가 지난 오후에 나에게 문자로 '램지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라며 아들을 위해 유니폼 교환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아들을 위하는 마음에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최근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과 경기 결과를 고려했을 때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장면이다. 게다가 경기 후 라커룸에 들어가 따로 요청한 것도 아닌 경기 후 아쉬운 결과를 맞이한 한국 선수들을 제쳐두고 램지에게 다가가 유니폼을 요청하는, 공사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은 이를 접한 팬들에게 충분히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 행동이다. 

나아가 졸전 직후 대표팀 감독이 캠프를 비우고 A매치 기간 중에 자신의 현역 시절 몸담았던 구단의 레전드 매치를 뛰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며, 상식을 벗어난 충격적인 사건이다.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선 더더욱 그러기 어렵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이 레전드 매치에 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대표팀 소집 기간이고 경기 당일 감독님이 훈련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라며 "이전에 (레전드 매치) 초청이 있었는데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님이 가신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첼시에서 뮌헨의 얼굴마담인 클린스만이 빠지는 것을 우려해 계속해서 그의 참석을 요청하고 있다는 현지 소식이 전해진 상황.

더욱이 한국 대표팀 캠프가 웨일스 이후 곧바로 뉴캐슬이 아닌 런던 브렌트퍼드로 정해지면서 클린스만이 대표팀 훈련 이후 첼시-뮌헨 레전드 매치에 참석할 여유는 있다. 

클린스만은 지난 6월 A매치 후 재택근무로 국내 여론이 악화됐다. 지난 7월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자택에서 줌으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해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설명하며 설득하려 했지만, 쉽사리 통하지 않았다. 

당시 클린스만은 "K리그를 관전하는 동시에 월드컵 예선 조추첨 이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논의를 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은 이어 한국 팬들 대다수가 대표팀 감독이 한국에 머물며 일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점에 대해서는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생각을 밝혔다.

이어 "나는 좀 더 큰 그림에서, 더 국제적인 차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원격'으로 해온 업무 내용에 관해 설명했다.

한국 상주에 대해서도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직접 가는 방법도 있지만 가지 않더라도 각국에 있는 코칭스태프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 중"이라고 밝혔다.

재택근무를 꿋꿋이 이어갔다면 재택근무의 성과가 이번 경기를 통해 나타나야 했다. 하지만 성과는 커녕 오히려 더 나쁜 내용과 결과를 보여줬다. 부임 후 첫 무실점 경기라 자찬하기엔 내용이 엉망이었다. 웨일스의 슛이 골대를 맞지 않았으면 또 질 뻔했다.

그런 와중에 대표팀 일정을 놔두고 선수 시절 소속팀 일정이 있었다는 해프닝까지 등장했다. 여러모로 바람잘 날 없는 클린스만호다. 

한편 한국은 오는 13일 오전 1시30분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전을 치른다. 한국은 당초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겨룰 예정이었으나 계약 체결 전 멕시코가 중계 등을 이유로 유럽에 오지 않고 자국에서 호주와 평가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역시 멕시코와 9월 평가전이 무산된 사우디와 영국에서 경기하는 해프닝을 벌이게 됐다.

사우디는 최근 이탈리아 대표팀을 지난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끈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시키고 2026년까지 거액에 계약하는 파격적인 행동으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사우디 입장에선 만치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두 번째 A매치를 한국과 치르는 셈이다.

특히 클린스만 못지 않게 만치니 감독도 내년 1월 아시안컵 우승을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면한 목표로 내건 터라 13일 한국-사우디전은 아시안컵 우승 구도를 미리보는 경기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대주주를 맞이하면서 전력을 업그레이드하고,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21년 만에 진출했다. 이번엔 그런 뉴캐슬의 홈구장을 대주주가 속한 나라의 국가대표팀인 사우디가 쓰게 됐다.

사우디는 만치니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였던 9일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하며 첫 승에 실패했다. 사우디와 한국의 맞대결은 양팀 감독의 첫승 도전으로 볼거리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Reuters, AP,EPA,AFP/연합뉴스, 첼시, 엑스포츠뉴스DB, 사우디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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