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미향 조총련 논란에 민주당 압박하는 이유

박현주 2023. 9. 9. 13: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선택적 침묵에 익숙한 민주당"
민주당 신중론 속 "행사 성격 살펴야" 주장도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조총련이 주최한 간토대지진 추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또다시 이념 논쟁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반국가단체에 가서 동조했다"며 이념 공세에 힘을 실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당사자인 윤 의원은 여권의 공세를 두고 '이념몰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일본 시민사회는 100년 전 조선인에 대해 자행된 제노사이드 범죄에 대해 대대적으로 추모행사를 준비했고, 그 과정에는 지역과 세대, 이념의 차이를 넘어 많은 사람이 함께 했다"며 "다만 한국의 보수언론과 국민의힘만이 이념 몰이로 간토학살 희생자분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토학살 100주기 희생자 추모사업을 진행하는 추도실행위원회에는 일본 각계각층의 단체와 중국 단체까지 총 100여개 조직이 있으며, 조총련은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일본 시민사회 어느 곳을 가든 조총련은 있다"며 "저는 30년간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통해 도쿄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 일본 측, 평화포럼의 많은 사람과 인연이 있기 때문에 한국 추진위의 초청이 아니었어도 일본 시민사회 요청에 따라 추모행사에 함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으로부터 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식 참석 논란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있다. 2023.9.5 uwg806@yna.co.kr (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윤 의원이 해당 행사에 참여한 사실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6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국가보안법에 해당할지는 몰라도 뭔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이분이 국회의원으로 아직 남아있는 것도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조총련은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적대행위를 하고 과거에 문세광 사건도 일어나고 간첩 행위의 거점이 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북한 정부의 남침이나 북한 정부의 도발을 돕는 역할을 해오던 집단"이라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거기 가서 활동한다는 것은 친북 행위를 넘어서 북한의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 역시 윤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조총련은 해당 추모사업의 주최단체 중 한 곳에 불과하다는 윤 의원 주장에 대해 "조총련과 함께 한 단체들은 일본사회당 계열에서 나온 시민단체, 기관 이런 곳인데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대한민국 헌정 체제를 반대하고 친북체제를 옹호한다. 조총련만 문제가 아니라 거기 대부분의 단체가 문제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 논란에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한규 대변인은 5일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 당은 따로 입장이 없다"며 "윤리위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잘 검토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에 위치한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100주년 조선인희생자추모행사에 참석, 추모비에 헌화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연합뉴스]

2021년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윤 의원은 현재 무소속으로, 민주당이 입장을 내야만 하는 의무는 없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각각 "선택적 침묵에 익숙한 민주당", "신분은 무소속이지만 윤 의원이 실제로 민주당 의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전국민이 다 안다"며 공식 입장 표명을 촉구하면서 윤 의원의 뿌리가 민주당이라는 점을 다시 각인시켰다.

여당은 윤 의원 개인 문제를 넘어 민주당이 함께 정치적으로 책임질 사안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윤 의원 옹호 의견도 일부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5일 SBS 라디오에서 "반국가행위라고 단정을 지어버릴 만한 정황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이냐"며 "그런 성격의 단체 행사만 갔다고 해서 반국가행위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간토 대지진 학살 추모라는 행사의 성격과 참석 취지 등을 살펴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박성민 전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일부 언론,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의 공격을 보면 조총련의 단독 주최 행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아니다"라며 "윤 의원이 조총련으로부터 초대를 받아서 간 게 아니라는 점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한국에 있는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한국추진위원회로부터 초청받아서 갔다고 하는 본인의 해명을 제대로 듣지 않고 비틀어서 조총련과 접촉하려고 간 것 아니냐고 하는 것은 조금 과한 공세"라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