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 노래 나오자 충돌…수원지검 앞 아수라장 됐다
“이재명을 구속하라”
9일 오전 보수단체가 준비해 온 앰프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자 수원지검 앞이 아수라장이 됐다. 검찰 출석을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은 보수단체에 격렬히 항의했다. 경찰의 제지에도 서로를 향해 욕설과 삿대질이 이어졌다. 이 대표가 도착하기 1시간 전인 오전 9시쯤 풍경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수원지검에 9일 오전 10시 18분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를 수사하는 수원지검 일대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지지자와 보수단체가 모여 갈등의 장이 됐다. 경찰은 이 대표 지지단체 참석자를 300명, 보수단체 참석자를 15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집회 관리를 위해 경력 600여명을 투입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야당 탄압, 검찰 스토킹 중단!’ ‘이재명과 함께 민주주의 수호’ 등의 피켓을 들고 이 대표 응원에 나섰다. ‘TEAM 이재명’이 적힌 파란 티셔츠나, ‘나를 위해 이재명’이란 문구와 함께 이 대표의 얼굴이 들어간 검은 티셔츠를 입은 이도 보였다. 성남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정부가 잘못을 감추기 위해 이 대표에 모든 걸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이 대표를 응원하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윤석열 탄핵, 김건희 구속하라” “이재명을 다음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 등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로 응수했다. 이들은 “이 대표 지지자 대부분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대부분이다. 제발 깨어나서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주장했다. “거짓말쟁이 ‘리재명’”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나팔과 호루라기를 불며 보수단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방해했다.
수원지검 앞 삼거리를 두고 이 대표 지지자와 보수단체가 구역을 나눴지만, 서로를 향한 고성과 욕설은 내내 이어졌다. 길을 걷다 이 모습을 본 한 30대 여성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유지만 혐오의 장이 된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집회 분위기는 이 대표가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 인사와 함께 90도 인사했을 때 절정에 달했다. 이 대표는 지지자들 향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나,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말했던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를 외치며 이 대표를 응원했다. 맞은편 보수단체에선 “이재명을 구속하라” “이 대표는 물러나라” 등으로 맞불을 놨다.
이 대표 도착 이후에도 양측 집회는 격해지고 있다. 보수단체 참석자가 이 대표 지지자 진영으로 들어가자 한 이 대표 지지자와 욕설과 몸싸움이 오갔다. 경찰은 이 둘을 떼어 놓았지만, 이 대표 지지자 측은 쫓아오며 “가만두면 안 된다.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집회가 충돌하지 않도록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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