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못 가! 케인 놓쳤지만 SON 잡는다'…토트넘, 손흥민과 재계약 논의 시작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새로운 주장 손흥민을 더 붙잡으려 한다.
영국 축구 컨설턴트이자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폴 오키프는 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 연장을 위해 이미 움직이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대화가 오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5년 여름까지 계약돼 있어 계약 만료가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재계약을 논의할 시기다. 다만 현재 31세인 손흥민은 재계약 기간을 두고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지난 2021년 29세의 나이에 토트넘과 재계약을 체결한 그는 이번 계약 기간을 다 채우면 토트넘에 10년간 머무르게 된다.
지난 2015년 8월 손흥민은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첫 시즌 부진을 딛고 일어선 그는 2016/17시즌부터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이른바 데스크(DESK)라인을 구성해 토트넘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2018/19시즌 손흥민은 토트넘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지성 이후 두 번쨰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누빈 아시아 선수가 됐다.
나아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2016/17시즌 2위, 2017/18시즌 3위를 기록하며 가장 리그 우승에 근접했던 시기를 보냈다.
이후엔 손흥민 개인적으로 토트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6/17시즌부터 지난 2022/23시즌까지 그는 일곱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나아가 2021/22시즌엔 리그 35경기 23골 9도움으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272경기를 뛰며 106골을 기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103골), 디디에 드로그바(은퇴·104골)의 기록을 넘어 잉글랜드 특급 공격수 중 한 명인 대런 벤트와 함께 통산 득점 공동 30위에 오른 상태다. 공격 포인트 순위는 총 158개(106골 52도움)로 드로그바(159개)에 이어 전체 31위다.
여기에 토트넘은 손흥민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해리 케인이 떠나 발생한 주장 역할을 그에게 맡겼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달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전 주장인 위고 요리스로부터 캡틴 완장을 넘겨받는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주장이로 낙점됐다.
손흥민은 당시 "이렇게 큰 구단에서 주장을 하게 돼 굉장한 영광이다"며 "놀랍고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새 시즌이다.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 경기장 안팎에서 대단한 리더십을 드러냈다. 우리의 새 주장으로 이상적이다"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지난 2012/13시즌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주장을 달았던 박지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프리미어리그 구단 정식 주장이 됐다.
사실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차기 시즌 손흥민을 주장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조짐은 이미 프리시즌부터 나타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시즌 동안 손흥민의 리더십을 여러 번 칭찬했다. 특히 라이언 시티와의 세 번째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위해 싱가포르를 찾았을 땐 사전 기자회견 당시 "손흥민과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손흥민이 팀 내에서 보여준 영향력에 대해서도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모든 그룹에 섞여 있는데,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에서 해온 일로 인해 일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는 설명으로 손흥민이 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감탄을 쏟아냈다.
주장으로 대표팀은 물론 토트넘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보였던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정리하며 선수단을 원팀으로 이끄는 중이다. 아울러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부주장인 제임스 메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와도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는 그는 4라운드 번리 원정에선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자신의 경기력까지 함께 끌어올렸다.
또 앞서 열린 1~3라운드에선 공격포인트보다 뒤에서 찬스를 만드는 역할에 집중하며 케인의 이탈로 토트넘이 직면한 20~30골 채우는 것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나섰다. 손흥민 리더십 아래 토트넘은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하며 맨시티(4연승)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도 4경기 11골로 맨시티와 공동 선두다. 케인이 빠지면서 우려됐던 승점 및 공격력 우려가 아직까지 보이질 않는 셈이다.
손흥민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리더십도 드러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13일 브렌트퍼드와의 개막전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 원정 관중석 앞으로 선수들과 다가가 함께 박수를 친 뒤 그 곳에서 서로 어깨동무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통상 센터서클 바로 뒤에서 전의를 불태우곤 하지만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오른쪽 약간 치우친 곳에서 서로 의기투합하며 팬들에게 좀 더 다가가는 모습을 드러냈다. 토트넘 팬들도 이에 대해 굉장히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토트넘의 손흥민 재계약은 최근 들어 계속 불거지는 그의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이적설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손흥민은 지난 6월부터 오일 머니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을 계속 유혹하고 있는 사우디 구단의 영입 대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 깡패'로 불리며 중동 최고의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것으로 이름 높은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를 데려온 알 이티하드는 리버풀 간판 스타 모하메드 살라와 손흥민을 내년 여름까지는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손흥민의 경우, 2025년 6월에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내년 여름 일 이티하드가 거액으로 유혹하면 올 여름 케인 내주듯이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 토트넘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안에 새로운 계약을 마쳐 손흥민을 사실상 종신에 가까운 형태로 데리고 있을 생각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현재 연봉이 18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한다면 연봉 200억원 혹은 250억원도 무난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PA Wire,Reuters,AP,EPA,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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