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그레이드다" 이서진의 '뉴욕뉴욕2'에 환호한 이유
[김상화 기자]
▲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서진의 뉴욕뉴욕2' |
ⓒ 에그이즈커밍 |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총 3, 4개의 코너를 하나로 묶어 방영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시청률 측면에선 부진을 겪으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나영석 PD의 여타 프로그램 중 새 시즌 돌입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지만 최근 이서진과 함께 미국 뉴욕을 다시 찾으면서 2편 제작이 진행되었다. 공개 전날인 7일 기습적으로 방영 날짜 및 시간이 소개되는 등 기존 나PD표 예능과는 다소 다른 방식의 출발이 이뤄졌다.
이날 소개된 1편의 분량은 딱 19분 남짓한 전형적인 웹 예능 길이에 불과했지만 약 3년 6개월만의 귀환 답게 재미난 내용으로 다시 한번 구독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시즌1 당시 방문했던 추억의 딤섬집 방문을 시작으로 제작진은 작지만 알찬 구성을 자랑하는 등 성공적인 시즌 2의 시작을 알렸다.
▲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서진의 뉴욕뉴욕2' |
ⓒ 에그이즈커밍 |
이번 <이서진의 뉴욕뉴욕2>의 제작 인력은 무척 단출해졌다. 주인공 이서진을 제외하면 고작 6명의 소박한 구성으로 머나먼 미국 땅을 밟게 된 것이다. 손바닥 만한 액션캠, 휴대폰, 셀카봉 등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서진은 뉴욕 공항 도착과 동시에 헛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숙소로 이동하기 전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이서진은 시즌 1 당시를 회상하면서 중국 음식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그때 나PD와 찾아갔던 한 중국 식당은 방송의 영향 덕분에 한국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이야기해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처음 이들이 찾아간 장소는 '징퐁'이라는 이름의 딤섬 전문 음식점이었다. 시즌 1에도 찾아갔던 곳이라 나PD는 살짝 내키지 않는 반응을 내비쳤지만 "얼마 전 장소 새로 옮겨 재오픈했다"는 이서진의 강요(?)에 차량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요새 누가 그러고 다녀?" 이서진은 센트럴파크에서 조깅, 길거리에서 샌드위치 먹기, 영자 신문 옆구리에 끼고 돌아다니기 등 뉴욕을 처음 왔다는 제작진들이 지닌 로망을 차례로 깨는 현실 조언으로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이번 제작에 대한 이우정 작가의 물음에 대해 그는 "(예전보다) 더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라는 반응을 즉각 내놓는 등 특유의 시니컬한 말투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놓았다.
▲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서진의 뉴욕뉴욕2' |
ⓒ 에그이즈커밍 |
손님들로 가득 찬 딤섬 집에서 다양한 메뉴를 시켜 먹으면서 모처럼의 뉴욕 식사를 즐긴 이들의 두번째 이동지는 차이나타운 길거리에서 '짝퉁' 상품 구매였다. 식당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각종 모조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길거리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상인들의 독특한 판매법 등으로 웃음꽃을 피우던 제작진은 몸소 현장 체험(?)에 돌입하기로 했다.
물론 엄연히 위조품은 사지도 팔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기에 <이서진의 뉴욕뉴욕2>에선 구매 후 폐기 처분하는 조건으로 김대주 작가가 길거리로 나가 P사의 핸드백을 구매해봤다. 아니나 다를까? 뭔가 조잡한 로고, 지퍼 매무새의 엉성함 등 누가 봐도 딱 위조품임을 알 수 있는 물건에 이서진을 비롯한 제작진은 실소를 금치 못했고 결국 이 제품은 숙소 안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에 이른다.
한편 이번 <이서진의 뉴욕뉴욕2>를 두고 나PD와 이작가는 채널 십오야의 '텐트폴'(그해 주요 영화 스튜디오에서 지지대 역할을 해줄 만한 흥행 대작) 예능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앞서 '나영석의 나불나불'이라는 이름으로 이서진과의 저녁 식사 내용을 담은 유튜브 촬영분이 식대 20만원 정도만으로 제작비를 사용했던 것과 비교해서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었음을 강조하는 제작진들의 주장에 이서진은 다시 한번 어이없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유야 어찌되건 간에 나영석 PD의 '텐트폴 예능'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불과 19분짜리 1회 만으로 다시 한 번 재미난 뉴욕 현지 이야기를 구독자들의 손바닥, 컴퓨터 화면 속에 풍성하게 담아 냈다.
▲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서진의 뉴욕뉴욕2' |
ⓒ 에그이즈커밍 |
사실 <이서진의 뉴욕뉴욕>은 방영 무렵에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한 코너에 불과한데다 메인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한 탓에 2020년 당시만 해도 사람들의 관심 밖에 놓였었다. 그런데 3년여 시간이 흐르면서 이서진과 나영석 PD의 뉴욕 방문기는 입소문, 유튜브 알고리즘 등을 타고 쏠쏠한 인기를 뒤늦게 얻은 역주행 작품이기도 하다.
▲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서진의 뉴욕뉴욕2' |
ⓒ 에그이즈커밍 |
살인적인 뉴욕 물가가 고스란히 반영된 음식 배달, 추운 날씨 때문에 사람 없이 한적한 공원 놀이기구를 탄 이서진과 나PD의 티격태격 케미, 과거 학창시절 자주 들렀던 음반 매장과 선술집 등 30년 전 유학 생활 당시 추억의 장소를 둘러 보는 등 차별화된 여행 예능의 이야기는 뒤늦게 큰 힘을 발휘했다.
결국 시간이 흘러 시즌2의 제작으로 연결되면서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오게 되었다. TV가 아닌 유튜브라는 소박한 장소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덕분에 이런저런 제약을 털어내면서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시끌법적한 대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맛깔나는 딤섬 같은 재미를 첫 회부터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게 선사해줬다. 주인공은 '다운그레이드'라는 반응을 내놓았지만 결과물 만큼은 분명 '업그레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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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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