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시민 5분거리서 정원 만날 수 있도록 서울 가꿔"
“지금부터는 질적 성장과 여가라는 재미를 더해 지방이나 먼 곳으로 가지 않아도 서울안에서 숲을 만나고 캠핑을 즐기고, 집앞 도보거리에서 녹지를 만날 수 있는 말그대로 ‘정원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사진)이 한 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푸른도시국을 푸른도시여가국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서울시민에게 제공함으로써 녹색여가 서비스를 실현하려는 오세훈 시장의 의지 표현이다.
또 회색 구조물로 가득 찬 도시를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여백의 공간으로 비우고, 초록색 공간으로 바꿔나가며 시민들이 서울 어디서든 5분 거리에서 정원과 녹지를 만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가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무를 총괄하는 유 국장을 만나 여러 사업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지난해 푸른도시국이 개편되며 조직이 확대됐다.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해 8월 푸른도시국이 푸른도시여가국으로 이름을 바꿨다. 여가라는 명칭이 붙었다. 멀리 가지 않고 서울에서 충분히 녹색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시장님의 다짐이 반영된 결과다.
기존의 9개부서(5과 4사업소)가 12개부서(7과 5사업소)로 확대되었는데 공원여가사업과가 생기고 동물보호과가 우리 국에 포함됐다.
이는 시민을 위한 녹지조성과 시민의 여가, 반려동물과 동행도 중요해짐을 뜻한다. 그리고 북부공원여가센터가 생겼는데 관리범위를 줄임으로써 더 밀접하게 시민의 공원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명칭도 공원녹지사업소에서 공원여가센터로 바뀌었는데 공원에 재미 요소를 추가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녹색여가 서비스를 실현하고자 함이다.
그동안 공원의 양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왔고 성과를 이뤄왔다면 지금부터는 질적 성장과 여가라는 재미를 더해 지방이나 먼 곳으로 가지 않아도 서울안에서 숲을 만나고 캠핑을 즐기고, 집 앞 도보거리에서 녹지를 만날 수 있는 말 그대로 ‘정원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정원도시 서울은 어떤 사업인가?
올 5월 오 시장님이 정원도시 서울 기자설명회를 했다. 그때 발표단상에 붙어있는 부제가 ‘365일 어딜 가든 서울가든’이었다. 사계절 내내 서울의 일상이 정원이 되는 것인데 심각해진 기후 ‘환경’에 대비하고 신체적, 정신적 치유가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사람’중심의 도시관리를 위해 회색 구조물로 가득 찬 도시를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여백의 공간으로 비우고, 초록색 공간으로 바꿔나가며 시민들이 서울 어디서든 5분 거리에서 정원과 녹지를 만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정원도시 서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정원도시, 서울’은 비움, 연결, 생태, 감성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가 핵심전략이다. ① 꽉 찬 도시의 공간을 ‘비워’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정원으로 조성 ② 더 가까이에서 여가 공간을 만날 수 있도록 공원, 녹지, 휴게공간을 ‘연결’, 초록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③ 외곽의 산과 동네 가까운 지천은 본래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머물며 쉴 수 있는 ‘생태정원’으로 가꾸며 ④ ‘서울의 정원’이 ‘서울의 문화와 관광상품’이 될 수 있게 ‘감성’을 담은 콘텐츠를 개발해나가려고 한다.
정원도시서울 추진 이유?
세계 여러 도시는 이미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고 미래사회를 대비해서 환경, 생태, 녹색도시로 전환되는 추세다. 서울 또한 녹색도시로의 전환을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노력 덕분에 서울의 도시녹지율은 31%에 이른다. 하지만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권 공원 면적은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다.
공원과 녹지는 도시계획에 의한 시설이 들어가면 그 옆, 뒤쪽 또는 한곳에 일부 시설로 생각되어오곤 했는데, 그동안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 주택, 상업, 도로구조물 들을 우선했기 때문이고, 그로 인해서 도시가 회색으로 채워졌다면, 이제는 ‘녹색을 우선으로 하는’ 정원도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그렇다면 그동안 녹지정책과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녹지정책은 양적 확충과 신규공원 조성에 집중돼 왔다. 북서울꿈의숲, 서서울호수공원, 중랑캠핑숲 등이 그런 예다. 또 공원일몰제에 대비, 공원해제를 막기 위해 노력했고 공원을 지켜냈다.
이제는 공원정책의 질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가 대두되고 있다. 공원을 만들 땅을 찾기가 어렵고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권녹지는 부족하고 지역간의 불균형도 해결해야 한다. 공원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높이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녹색여가를 위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도심에서 공원녹지를 확보하기 위한 비움전략이다. 각종 도시개발사업 등을 시행할 때 비우는 공간을 확보하여 녹지를 조성하고 개방감을 주는 ‘녹지생태도심’이라던지 도로?철도 등 지하화를 통한 상부공원화 사업이 비움전략의 일환이다. 비움과 연결 등을 통해 녹색이 도시계획에 우선하는 ‘녹색우선도시 서울’ 원칙을 세워 서울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모든 관련분야의 계획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정원도시서울은 어느 정도 추진되었나?
정원도시서울은 기존의 사업을 확장하고 개선한 개념이다. 그동안 공원을 늘리고 둘레길을 조성하고 곳곳에 녹지를 채워나간 것도 모두 정원도시서울의 일부이다. 이제부터는 어디서든 5분 내에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좀 더 촘촘히 정원을 채워나갈 계획이다.
송현동 열린녹지광장은 이미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고 있고, 올해 정원박람회는 월드컵공원에서 10월에 개최된다. 국회대로 상부공원 조성 사업은 공원이 부족한 서남권에 공원녹지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사업은 작년부터 진행되고 있고 2026년까지 총 2000km의 초록길로 완성하는 서울초록길은 기본계획을 마치고 실행단계에 있다. 내 나무갖기사업도 올해 하반기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다. 내년이면 원하시는 분들에게 내 나무가 생길 것이다.
그중 시민이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은?
비움을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송현동 부지이다. 송현광장이 시민곁으로 오기가지 110년이라는 과정을 거쳤는데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이곳은 현재 탁 트인 정원으로 만나볼 수 있다.
마곡3지구 문화시설부지, 하늘공원, 서울창포원, 율현공원, 보라매공원에 거점형 꽃정원이 조성되면 송현광장처럼 넓은 정원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다.
또 서울외곽의 둘레길, 자락길, 공원길, 하천길 등 약 2000km가량을 촘촘하게 초록으로 연결하는 사업도 2026년까진 상당 부분 만나 볼 수 있게 되는데 실제로 슬리퍼를 신고 나가 녹지를 경험할 수 있는 5분 거리 정원도시가 실현되는 것이다.
해외의 정원도시 사업 중 벤치마킹하는 부분이 있나?
환경도시, 녹색도시로의 전환은 전 지구적 지향점이다. 해외의 경우 독일 프라이부르크, 싱가포르 등이 우리가 참고할만한 훌륭한 정원도시의 모습이다.
하지만 나라별 기후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정원도시서울은 해외의 좋은 예를 참고하고 서울시민이 원하는 정원의 장점과 효율을 담아 도시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오히려 외국에서 배우고 싶은 점은 정원박람회가 활성화된 부분이다. 서울 정원박람회도 영국의 첼시, 프랑스의 쇼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세계적인 축제가 되도록 키워나갈 계획이다.
추진 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도시계획에 우선하는 ‘녹색우선도시 서울’을 원칙으로 하기 위해서는 공원정책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과제들이 많다. 유관기관, 부서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녹지가 부족한 도심에 건물을 비우고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는 녹지생태도심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위해서는 각종 도시개발사업 부서와의 협조와 관심이 필요할 것이고, 도로 철도 등 지하화를 통한 상부공원, 기존 구조물을 활용한 입체정원 등은 여러 기관과 부서가 얽혀있다. 관련기관들의 관심이 필요하고 사전 협조가 필요한 부분들이다.
정원도시서울 관련해 향후 계획은?
가로변정원, 빈집정원, 옥상정원 등 2200개의 우리 동네 새로운 마을정원이 생기고, 시민녹색교육을 통한 다양한 활동가를 1860명 추가 양성, 6개의 거점형 열린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초록길을 통해 5분 거리 정원도시가 완성될 것이다. 입체정원, 상부공원 등 오랜 기간이 걸리는 사업들도 있지만 녹색우선도시, 녹색여가도시, 정원도시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그동안 국장이 추진한 사업 중 역점사업은?
실무 때 추진했던 북서울꿈의 숲, 문화비축기지 등 굵직한 공원조성사업 들이 생각난다. 공원 확충을 위해 노력할 때이다. 지난해 북서울꿈의숲에서 국장으로서 서울정원박람회를 개최했을 때는 감회가 남달랐다. 푸른도시여가국으로의 조직개편 역시 국장으로 있을 때의 큰 전환점이었고 서남권 공원녹지 네트워크, 서울초록길, 둘레길 2.0, 공원명소화, 정원도시 서울 등 부족한 녹지를 늘리고 질적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원도시서울을 기대하는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도시의 색과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한순간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의미있는 녹색 사업들을 추진하다보면 어느새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녹색도시로 변화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도시의 성장을 위해서는 랜드마크가 될 높고 화려한 건물이 중요하겠지만, 도시가 숨쉬며 살기 위해서는 공원과 정원, 초록이 울창한 길이 랜드마크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녹지를 늘리고 정원을 가꿔가는 일이 더 이상 뒷전이 아닌 서울의 환경을 위해서, 시민의 건강을 위해서 우선되어야하는 일임에 공감해주시고 함께 서울을 내 집 정원처럼 가꿔 나가주시면 감사하겠다. 나 역시 정책을 펼쳐나가는 일로서가 아닌 서울이란 너른 마당을 가꾸는 정원사의 마음으로 푸른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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