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급등세’ 고공행진 로봇株, 상반기 선전 엔터주 ‘주춤’

이창희 2023. 9. 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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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 한 달 새 90% 이상↑…관련 섹터도 동반 상승
대기업 로봇 산업 진출·관련 정책 개정안 시행 영향
상반기 증시 주도 ‘엔터주’는 지지부진…주가 하락세 돌입
증권가 “하반기 신인 라인업 관건”…“하이브 주목”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증시를 휩쓴 2차전지에 이어 하반기 주도주로 로봇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의 로봇 사업 진출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업계에서 증시 주도주로 평가한 엔터주는 최근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증권가는 대표 엔터사들이 선보인 신규 라인업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이를 강화한 하이브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로봇 대장주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11.58% 급등한 21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일 종가 기준으로는 11만1300원을 기록했으나 한 달새 무려 90% 치솟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4조812억원까지 올라 코스닥 종목 중 6위까지 올라섰다. 

같은 기준 로봇 섹터들도 강세 흐름을 나타낸다. 산업용 로봇 제조업사인 유진로봇도 전 거래일 대비 13.97% 급등한 1만607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외에도 로보스타(3.64%), 에스비비테크(2.89%), 에스피지(4.76%), 대동(3.20%) 등 로봇주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은 흐름은 삼성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진출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삼성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단체급식에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날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개발해 반도체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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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난 4일 로봇산업 진출을 선언한 대동과 제철소 내 낙광 수거 및 작업환경 개선 목적으로 사용할 '특수환경 임무수행 로봇 플랫폼 기술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동은 오는 2025년까지 포스코와 협력해 제철소 작업 환경에 맞는 임무 로봇을 개발한다. 먼저 내년까지 리모콘으로 원격 조정하는 임무 로봇을 제작해 포스코 제철소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대동 주가는 29.93% 상승한 1만3980원으로 상한가를 찍었다.

한화그룹도 공장 자동화(FA) 사업부문 소속이던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AGV)를 분리해 다음 달 협동 로봇 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화와 한화호텔애드리조트가 각각 지분 68%, 32%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반기에도 로봇 산업은 상기 이슈에 더해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공개와 로봇 관련 정책인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 및 지능형 로봇 등 개정안 시행이 예정돼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견조한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미국 산업용 로봇 주문 감소 관측으로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적인 로봇 실적 부진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로봇 수요의 중장기적 성장은 불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로봇주가 웃음 짓는데 반해 올 상반기 2차전지와 함께 증시를 이끈 엔터주들은 울상인 모양새다. 날마다 오르던 주가 급등세가 멈춘 데 이어 최근 흐름이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엔터주인 하이브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9.72% 내려갔다. 같은 기간 에스엠과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각각 3.76%, 5.90% 감소했다. JYP엔터는 16.44% 하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앞서 엔터주들은 상반기 K-팝의 글로벌 인기와 코로나 엔데믹에 이후 해외 공연 활성화, 중국 리오프닝(경기활동 재개) 등 다수 호재 발생으로 상승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최근 주가 방향이 달라진 것은 일부 엔터사의 실적 부진,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이 주목받으면서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된 영향으로 추정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터사들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다소 부진하다”며 “업종 전반적으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 수급상의 이슈와 함께 최근 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 오버행·아티스트 재계약 이슈 등 개별 이슈까지 겹쳤다”고 분석했다.

결국 엔터사들의 신규 라인업 흥행 여부가 주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측 주장이다. 이들이 주요 아티스트로 판가름 날 경우 실적 제고에 힘이 되어서다.

엔터사별로 살펴보면 우선 하이브는 소속 레이블의 보이넥스트도어가 3개월 만에 두 번째 음반으로 복귀했다. 하반기에는 넥스트 걸그룹 아일릿과 플레디스 보이그룹의 데뷔가 예정됐다. 에스엠은 라이즈, NCT NEW TEAM 데뷔가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YG엔터는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데뷔를 앞뒀다. JYP의 경우 현지화 프로젝트인 A2K Project(미국), Nizi Project 2(일본), Project C(중국)가 대기 중이다.

증권가에선 엔터주 중 하이브의 도약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를 엔터 업종 톱 픽(Top-pick)으로 제시한다”며 “미국 현지 아이돌 프로젝트인 드림 아카데미(Dream Academy)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 침투율 상승이 기대되는 점, 빌리프랩 인수와 뉴진스, 르세라핌의 흥행으로 미래 매출을 책임질 신인 라인업이 탄탄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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