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하나회

전석운 2023. 9. 9.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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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는 1961년 5·16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에게 충성을 다짐한 군내 사조직이었다.

군인이 최고 통수권자에게 충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 군 내에는 박정희에 반발하는 세력이 적지 않았다.

하나회는 박정희의 묵인 하에 군내 요직을 독점했다.

전두환이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배경에는 이런 하나회의 존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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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운 논설위원


하나회는 1961년 5·16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에게 충성을 다짐한 군내 사조직이었다. 군인이 최고 통수권자에게 충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당시 군 내에는 박정희에 반발하는 세력이 적지 않았다. 육군사관학교 11기 중 성적 우수 생도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청죽회’가 쿠데타를 지지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육사 생도들의 쿠데타 지지 시위를 조직한 전두환 대위는 박정희의 비호를 받기 시작했다. 전두환은 이후 11기 동기들인 노태우와 김복동 등 ‘오성회’ 멤버들을 중심으로 자신들과 뜻을 같이하는 초급 장교들을 끌어들였다. 기수별로 10여 명씩 포섭하면서 은밀히 사조직을 확장했다. 가입 의식은 야쿠자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신입 회원은 무릎을 꿇고 ‘의리를 저버리면 인간적 자격 박탈을 각오한다’는 맹세를 한 뒤 붉은 포도주를 마셨다. 하나회는 박정희의 묵인 하에 군내 요직을 독점했다.

전두환이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배경에는 이런 하나회의 존재가 있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지배 세력으로 몸집을 키운 하나회는 내각과 국회로 진출했으며 대사나 공기업 사장 자리를 도맡았다. 수장인 전두환에 이어 2인자 노태우까지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하나회는 5·6공 최고의 권력집단이 됐다. 하나회는 1993년 집권한 김영삼 대통령의 숙청으로 전격 해체됐고, 권력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30년 만에 하나회를 소환한 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 연구위원은 “윤석열 사단은 마치 전두환 하나회에 비견될 정도로 수사방식과 방법이 무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 ‘디케의 눈물’ 북콘서트에서 “조국 장관께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고초를 겪는 것을 그저 바라봐야만 해 너무나 안타깝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검사가 아니라 야당 의원의 발언처럼 들렸다. 현직 검사가 재판 중인 피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두둔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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