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차단…베이징에 무슨 일이 [생생中國]
네이버 뉴스와 메일 등을 자주 사용하는 우리나라 기업 주재원, 유학생은 물론 한국과 거래를 하는 중국 기업도 불편을 호소하지만 아직까지 네이버 접속이 왜 안 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다.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중국에 부정적인 입장을 수차례 내비친 만큼 중국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네이버 접속 장애가 발생한 이후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 사실 확인과 원인 파악에 대한 협조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지만 중국 당국은 답변 자체를 회피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15일은 중국 국가통계국이 7월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 경제 지표와 함께 청년(16~24세) 실업률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특히 7월 청년 실업률 수치에 언론 관심이 집중됐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청년 실업률이 증가해 6월 21.3%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7월에 다시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표 당일 중국 당국은 “당분간 청년 실업률 공개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中 정치·경제·사회 예측 가능성 떨어져
시장에서는 7월 신규 대졸자가 쏟아지면서 청년 실업률이 전달보다 훨씬 상승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 당국이 사회 불안을 우려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나쁜 소식에 대한 중국의 대답은 ‘건너뛰기’ ”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사례로 중국 외교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3시(현지 시간)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을 개최한다. 언론 자유가 제약돼 있고 철저한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외교부 정례 브리핑은 각국 특파원에게 주어진 거의 유일한 취재 통로다. 하지만 중국 특유의 ‘모르쇠’ 전략 탓에 브리핑에서 만족스러운 정보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친강 외교부장 실종 사건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탁으로 지난해 12월 외교부장 자리에 오른 친강은 지난 6월 25일 베이징에서 마지막 공개 활동을 한 이후로 종적을 감췄다. 중국 대외 관계의 얼굴 역할을 하는 친강 외교부장의 잠적이 길어지자 건강 이상설, 간첩설, 불륜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당연히 외교부 브리핑에서 친강의 행방에 대한 각국 특파원 질문이 한 달 이상 쏟아졌다. 하지만 외교부 대변인 답변은 늘 앵무새 같다. “제공할 정보가 없다” “외교부 사이트를 확인해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한다. 결국 친강 외교부장은 중국 당국의 아무런 공식 설명 없이 지난 7월 26일 면직되면서 중국 공직 사회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위 세 가지 사례는 최근 몇 달 사이 중국에서 일어난 기묘한 일들이다. 이를 통해 중국의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이미지만 더 확산됐다.
외국계 기업들도 중국의 낮은 투명성과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을 떠나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 기업들로부터 중국이 너무 위험해져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진핑 집권 3기 이후 중국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경고한다. 5년 뒤 중국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5호 (2023.09.06~2023.09.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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