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상장사에서 힌트를···적자 기업 늘었지만 흑자전환도 36%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9. 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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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부터 슬림화까지 가지각색

2022년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상장사에도 힘든 시간이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 적자를 기록한 상장사는 358곳으로 전년 대비 17곳 늘었다.

반면 악화된 환경에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장사도 여럿이다. 2021년 적자를 낸 상장사의 약 36%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단순히 원가율 개선이나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뀐 영향이 아닌, 효율적인 사업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곳들이다. 비교적 연혁이 길고 규모가 큰 상장사들 사업 노하우는 스타트업에 좋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저마다 다양한 전략으로 최근 수익 개선을 이뤄낸 상장사 유형을 살펴본다.

(1) 해외 시장 공략 성공

금호타이어·한화에어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기업 영업 환경이 악화됐지만, 그중에서도 두드러진 해외 성과를 낸 기업들이 있다. 꾸준히 해외 시장을 노크하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한 결과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우다.

금호타이어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금호타이어’는 해외 생산 비중이 50%를 밑돌며 65%에 육박하는 한국타이어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줄곧 받았다. 이에 지난해 북미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베트남 공장 증설 등 해외 생산능력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법인장을 교체하고, 글로벌 영업·마케팅 담당자를 승진시켰다. 그 결과 글로벌 유통이 확대되고 고객사도 다변화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해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해외 공급 계약을 줄줄이 체결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그동안 방위 산업 내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해외 수주에 집중한 결과다.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10월 폴란드 정부로부터 약 35억달러(약 5조476억원) 규모 수주를 따낸 한화디펜스 합병 효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178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1473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수산식품 업체 ‘한성기업’의 해외 성과도 두드러진다. 한성기업은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 71억원 중 41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꾸준히 해외 시장을 노크하며 전체 영업손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2%, 2021년 43%, 지난해 58%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알멕’과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의 흑자전환이 눈에 띈다.

지난 6월 상장한 알멕은 지난해 해외매출이 급증하며 영업이익 17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까지 국내 매출에 밀렸던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해 76%까지 확대됐다. 특히 전기차 관련 부품의 해외 판매가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으며, 제너럴모터스(GM), 리비안, 루시드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수주 물량이 늘어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행보도 주목받는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4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7년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한 이후 첫 흑자전환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이 주효했다. 지난해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만 44%에 달한다.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인 달탐사 아르티메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보잉, 스페이스X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경쟁력 입증에 성공하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2) 변화하는 트렌드에 주목

무학·다스코·유아이엘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에 잘 적응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업도 눈에 띈다.

예를 들면 ‘무학’은 즐겁게 건강관리를 한다는 의미의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선도하며 수익이 개선됐다.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열량 자율표시제까지 시행되면서 주류 업계에서는 무가당 경쟁에 불이 붙었다. 무학이 2019년 내놓은 ‘딱 좋은데이’는 국내 최초 무가당 소주였다. 2021년 ‘좋은데이 무가당’으로 리뉴얼한 후에는 반응이 더 좋았다. ‘좋은데이 무가당’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수익을 끌어올렸고 이 덕에 무학은 지난해 163억원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했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두드러지는 수익성 개선으로 주목받는 업체가 있다. 건설자재 업체 ‘다스코’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의 폭을 넓힌 다스코는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며 지난해 3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2021년 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지 4년 만인 지난해 수주에 줄줄이 성공하며 입지를 다졌다.

코스닥 상장사 ‘유아이엘’은 전자담배로 전환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해당 사업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전자담배 시장점유율 70%로 압도적 1위인 글로벌 담배 기업 필립모리스(PMI)를 고객사로 두며 고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23억원을 기록해 5년 만에 흑자전환하며 그동안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3) 경영 효율성 극대화

에이블씨엔씨·명문제약

실적 부진에 빠진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사업 모델 슬림화에 나섰다. 한때 700개에 달하던 오프라인 매장 수를 지난해 말 290여개까지 줄였다. 여기에 할인율을 줄이고 재고를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조정에 나섰다. 경영 효율성을 높인 결과 지난 3년간 판관비가 40%가량 줄었고, 지난해 4년간의 적자 늪에서 벗어나 영업이익 91억원을 달성했다.

2020년 하반기 자체 영업부를 철수하고 영업대행(CSO) 체계로 전환한 명문제약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명문제약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영업 시스템 전환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2019년 827억원에 달했던 판관비는 지난해 716억원까지 줄었다. 비용 부담이 줄며 지난해에는 2019년부터 이어지던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는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해 명문제약은 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 사업 다각화 성공

톱텍·제이스텍·제이앤티씨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사업을 다각화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장사도 여럿이다.

코스닥 상장사 ‘톱텍’은 기존 디스플레이 후공정 모듈과 물류 이송 관련 장비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던 업체다. 그러나 2018년부터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축되며 2020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스마트팩토리와 반도체까지 넓혔다.

성과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수주 잔고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존 2차전지 관련 수주가 대규모 매출로 인식되며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이런 점이 호재로 작용해 지난해 3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제이스텍’도 사업 다각화로 환골탈태했다. 디스플레이 접합 장비로 시장에 진출한 제이스텍은 바이오 자동화 설비에 이어 최근 2차전지 공정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결과는 성공적. 후공정 접합 장비가 여전히 국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 중인 가운데, 바이오 자동화 설비 부문은 현재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월에는 2차전지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2차전지 생산라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6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 업체 ‘제이앤티씨’도 자동차 시장 진입에 성공한 사례다. 2019년 사업을 시작한 차량용 강화유리 부문은 채택 차량이 늘어나며 누적 수주액이 7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로 제이앤티씨는 지난해 3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5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5호 (2023.09.06~2023.09.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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