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홍범도 건국훈장 회의록 비공개 결정

김지현 2023. 9. 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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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대통령장·2021년 대한민국장 회의록 모두 비공개..."공개할 경우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

[김지현 기자]

 홍범도 장군
ⓒ 연합뉴스
 
정부가 육군사관학교 경내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보훈부(보훈부)가 홍범도 장군에게 대통령장(1962), 대한민국장(2021)을 서훈한 회의록 정보공개 청구 요청에 대해 비공개를 결정했다. "공개할 경우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 등"이 초래된다는 이유다. 

홍범도 1962년 대통령장·2021년 대한민국장 회의록 공개 청구했지만

지난 8월 30일 <오마이뉴스>는 보훈부에 ▲1962년 3월 1일에 수여된 '건국공로훈장' 관련 1차심의위원회(문교부), 2차심의위원회(내각사무처 상훈심의위원회) 회의록 중 홍범도 장군(대통령장, 건국훈장 2등급)과 관련한 내용 일체 ▲2021년 홍범도 장군의 '대한민국장'(건국훈장 1등급)과 관련한 독립유공자서훈 공적심사위원회 회의록 내용 일체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실시했다. 1962년은 윤보선 대통령-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체제였고, 2021년은 문재인 정부 시기다. 

국가보훈부는 9월 8일 오전 정보(비공개) 결정통지서를 보냈다. 국가보훈부는 정보공개 청구를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5조)로 판단했다. 

보훈부 "공개할 경우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
전문가 "정보비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1962년, 2021년 홍범도 장군 관련 정부 회의 내용 공개에 대한 건'(2023.08.30. 청구)에 대한 국가보훈부의 '정보(비공개) 결정통지서'. 사유는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 김지현
 
보훈부는 해당 회의록 비공개 결정의 구체적 배경을 묻는 질문에 2014년 7월에 나온 대법원 판례(2013두20301)를 판단 근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판례는 A씨가 사망한 친족 B씨 등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했다가 독립유공자서훈 공적심사위원회로부터 포상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공적심사 결과를 받자 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해달라고 청구한 건에 대한 법적 판단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회의록에 심사위원들의 대립된 의견이나 최종 심사 결과와 세부적인 면에서 차이가 나는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경우 그 공개로 인해 신청 당사자에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거나 외부의 부당한 압력 내지 새로운 분쟁에 휘말리는 상황이 초래될 우려가 높고, 심사위원들로서도 공개될 경우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솔직하고 자유로운 의사교환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록 동일한 사안은 아니지만 (대법원이 회의록 비공개 결정 근거로 본) 조문에 (홍범도 장군 회의록 정보공개 청구 건과 관련해) 귀속력이 있기 때문에 같은 맥락으로 넓게 해석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보공개 전문가인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1962년 회의록 자료는 존재 여부를 보훈부가 정확히 밝혀야 하며, 회의록은 당연히 공개돼야 할 내용이다. 60년이 지난 자료인데 무슨 의사결정과정에 있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나"라면서 "2021년 회의록 내용도 비공개할 이유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홍범도 장군에 대한 서훈이 완료된 것이라 정보공개법 9조 1항 5호(비공개 대상 정보, 업무의 공정한 수행 지장 초래)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책 <홍범도 장군>을 쓴 역사학자 반병률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명예교수 역시 "정부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생기고, 정부 부처들이 철거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정부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정보에 근거해 국민을 설득하든, 알 권리를 충족시키든 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정부가 자신들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다면 회의록을 공개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1962년 정부 '6개 제외 규정' 뒀지만... 홍범도 장군 서훈 이뤄져
 
 1962년 2월 24일 경향신문(조간) 1면에 실린 <해방 후 최대의 성사 독립유공자 208명 포상> 기사. 보도에 따르면 문교부와 사무처에서 심의했는데 '북한에 있는 자' 등을 제외했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은 이 때 대통령장(건국공로훈장 2등급)을 받았다.
ⓒ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참고로 지금껏 홍범도 장군의 서훈과 관련해 정부 측 심의위원회의 회의록이 공개된 적은 없다. 
다만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에 공개돼 있는 공적개요로 서훈의 배경은 파악할 수 있다. 
 
<대한민국장 공적>(2021년)
일제하 항일무장투쟁의 상징으로 국민통합 및 민족정기 선양, 고려인의 민족정체성을 형성하고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의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적으로 2021. 8. 17.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서훈 하였음.

<대통령장 공적>(1962년)
1. 만주에서 독립군 영수(국민회 소속 대한독립군 사령) 김좌진 장군과 호응하여 혁혁한 공적을 세웠는데
2. 1907년 갑산에서 차도선, 송상봉, 허위 등과 함께 거의 북청(擧義 北靑)에서 일본군 1개 중대를 섬멸하였고
3. 1920년 만주 간도에서 일병을 섬멸함

1962년 2월 24일, 언론들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208명의 독립유공자 포상 소식을 알리면서 당시 정부가 1차 심의위원회(문교부), 2차 심의위원회(내각사무처 상훈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쳤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각 위원회 위원의 실명을 모두 공개했다. 당시 <경향신문>은 정부가 어떤 기준을 두고 상훈을 심의했는지도 적시했다.

"상훈심의위원회에서는 <조선독립혈사> 등 12권의 심의자료와 ① 국시 위배 ② 정치적 과오 ③ 납북 ④ 변절 ⑤ 해방 후 월남치 않은 자 ⑥ 확인할 만한 기록이 없는 경우 등 '6개 제외 규정'을 준용하여 엄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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