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무례한 발언 사과하라" vs. 한동훈 "훈계 들을 생각 없다"

이경태 2023. 9. 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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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교육·사회·문화] '태도·발언 논란'에 거친 설전, 역공 편 한동훈 끝까지 사과 거부

[이경태, 남소연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안민석 :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일련의 불순한 태도에 대해 사과를 정중히 드릴 기회를 주려고 했다."
한동훈 : "그 얘기를 안민석 의원님이 하시니깐 참 이상하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충돌했다. 안 의원이 그간 국회 상임위·대정부질문 등 한 장관의 답변 태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한 장관은 오히려 안 의원을 비판하면서 사과를 거부했다.

시작은 한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부터였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안 의원의 질문에 한 장관은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저는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안 의원이 "정치는 하실 거죠"라고 다시 묻자, 한 장관은 "그런 문제를 대정부질문에서 물을 건 아니다. 의원님은 출마하시냐"고 반문했다. 안 의원이 "저는 출마하죠"라고 답했을 땐 "잘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안 의원의 질문에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응수했다.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다. 시중에 한 장관의 별명이 무엇인지 말하겠다"는 안 의원의 지적에 한 장관은 "의원님에게 (그것이)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서 건설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갔으면 좋겠다"고 맞섰다.

"역대로 한 장관처럼 국회의원들과 싸우는 장관을 보지 못했다" "장관의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비판에 한 장관은 "의원님 의견이다. 존중하겠다" "의원님의 평가다. 저는 제가 판단해서 잘 답하겠다. 질문해주시면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이 "나는 나대로 할 테니깐 너는 너대로 떠들어라?"고 꼬집었을 때도, 한 장관은 "의원님은 의원님의 임무가 있는 것이고 저는 저의 임무가 있는 것이니깐요"이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 간의 문답은 점점 더 격해졌다.
 
안 : "국민들이 우습나?"
한 : "그런 질문은,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참 황당해 하실 것이다.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질문이다."

안 : "국민들이 두렵긴 하나?"
한 : "의원님은 국민들에게 이상한 욕설 같은 것도 하시는 분 아니냐? 그런데 여기 와서 누구에게 훈계하는 시간으로 대정부질문 시간을 쓰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안 : "본인의 발언 태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나? 사과할 기회를 드리겠다."
한 :"저는 안민석 의원님한테 그런 식의 훈계를 들을 생각은 없다. 하시려면 하시고 저는 듣겠다."
 
'역공'까지 편 한동훈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 하신 분"

한동훈 장관은 사과를 요구하는 안민석 의원에 대한 역공도 펼쳤다. 한 장관은 "의원님이 그런 말을 하시는 것 국민들이 우습게 보실 것 같지 않나"라며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을 하신 분 아니냐. 그런 분이 저에게 태도논쟁을 계속 하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수긍 못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지난 2020년 경기 오산시 청사에 자연생태체험관을 짓는 민간사업자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을 꼬집은 것. 안 의원은 당시 해당 민간사업자의 항의에 "후배에게 보낸 것이 잘못 갔다. 양해 바란다"고 해명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장관은 "사과를 받기 전엔 질의를 않겠다"는 안 의원에게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거짓 공익제보자임이 드러났던 '윤지오 사건'도 꺼내 들었다. 한 장관은 "의원님이 아까 (다른 질문에서) 공익제보를 말하셨는데 의원님은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추켜세우면서 공익제보 제도의 존재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라며 "의원님이 질의하시는 내용에 대해 저는 수긍하지 못하는 점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말한다"라고 했다.

안 의원은 더 이상 한 장관과 말을 섞지 않았다. 다만 사회를 맡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13조에 국회에서의 모욕적인 언행, 권위를 훼손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돼 있다면서 한 장관의 사과를 대신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부의장은 "안민석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의) 정치출마부터 물으신 건 적절한 질의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장관도 의원에게 답변을 공손하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중재했다. 아울러 안 의원이 지적한 국회에 대한 모욕 부분과 관련해 "한 장관의 답변은 의사국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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