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9살 아들 버리고 사라진 중국인…"좋은 환경서 자라길"

박상우 2023. 9. 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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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 공원에서 9살 어린 아들을 유기하고 사라진 중국인이 붙잡혔다.

그는 '한국의 좋은 시설에서 생활하길 바란다'는 손편지를 아들 곁에 둔 채 사라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6시쯤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공원에 잠든 아들 B(9) 군을 내버려 두고 사라진 혐의를 받는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아내 없이 양육하며 아들을 잘 키울 여건이 안 됐다"며 "중국보다 나은 환경의 한국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라길 바랐다"는 진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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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목적 제주 입국해 숙박업소 머물다 8일간 노숙…잠든 홀로 아들 두고 떠나
아이 곁에 영어로 쓴 편지 남겨…"한국서 교육받고 좋은 시설서 생활하길 바란다"
하루 만에 체포…父 "아들 두고 갈 목적으로 제주 와…홀로 양육해 키울 여건 안 돼"
제주시 한 공원에 홀로 남겨진 A 씨의 아들.ⓒ연합뉴스

제주 한 공원에서 9살 어린 아들을 유기하고 사라진 중국인이 붙잡혔다. 그는 '한국의 좋은 시설에서 생활하길 바란다'는 손편지를 아들 곁에 둔 채 사라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중국 국적의 30대 남성 A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이날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6시쯤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공원에 잠든 아들 B(9) 군을 내버려 두고 사라진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잠에서 깬 B 군이 울면서 아빠를 찾자, 이 모습을 본 서귀포시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은 주변CCTV를 분석해 이튿날 A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앞서 지난달 14일 관광 목적으로 아들과 제주에 무사증 입국해 며칠간 숙박업소에서 지내다가 경비가 떨어지자 같은 달 17일부터 8일 가량 노숙해왔다.

A 씨가 아들을 공원에 두고 가며 곁에 남긴 편지.ⓒ연합뉴스

A 씨는 범행 당일 아들만 혼자 둔 채 떠나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는 짐 가방과 함께 영어로 쓴 A 씨의 편지도 발견됐다. 편지에는 '중국보다 환경이 나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좋은 시설에서 생활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A씨는 '한국에서 10일 이상 지냈는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이에게 사탕과 음식을 주는 등 한국인들에게 친절함과 존경심을 느꼈다. 최근 며칠간 저와 아이는 많은 사랑을 느꼈다'며 고마움을 표했고, 편지 말미에 한글로 '감사합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A씨는 조사에서도 "아들을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어 두고 갈 목적으로 제주에 왔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아내 없이 양육하며 아들을 잘 키울 여건이 안 됐다"며 "중국보다 나은 환경의 한국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라길 바랐다"는 진술을 했다.

한편 B 군은 제주의 아동보호시설에 머무르다가 중국에 있는 친척에게 인계돼 지난 7일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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