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양종희 시대' 열린다…키워드는 리딩금융·글로벌
11월 20일 공식 회장 취임
금융불안 속 지속성장 과제
KB금융그룹이 양종희 회장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세 차례의 연임을 통해 KB금융을 이끌어 온 윤종규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고 이뤄진 9년 만의 대권 교체다.
KB금융 비은행장 출신 회장이란 타이틀과 함께 양 부회장이 새로운 수장이 되면서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의 키워드는 리딩금융 사수와 글로벌 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비은행장 출신 회장...“미래형 CEO”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회추위)는 지난달 29일 차기 회장 후보 3인을 선정한데 이어, 이날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단독 후보자로 양 부회장을 선정했다. 양 내정자는 이번 달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공식 회장으로 취임한다.
양 부회장은 강력한 회장 후보였지만, KB금융에서 전통정으로 KB국민은행장이 지주 회장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 경쟁자인 허인 부회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약점으로 거론되던 비은행장 출신 이력은 이번 회장 경합에서 승리의 열쇠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회추위는 양 부회장의 은행과 비은행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성에 높은 평가를 내리며 “KB손해보험 사장과 KB금융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회추위에서 공개한 회장 후보자 평가 항목은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그룹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이다.
양 부회장이 윤 회장과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왔고, 후계자 검증 기간도 가장 길었다는 점도 안정적 리더쉽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전략·재무통인 양 후보는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진두지휘했고, KB손보 대표를 3연임하며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끌어낸 실력자다. 이같은 점을 인정받아 2020년 KB금융이 10년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직에 가장 먼저 임명된 바 있다.
◆ ‘5조 문턱’ 넘어 ‘No.1 플랫폼’으로
양 회장 앞에는 리딩금융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까지 발굴해야 과제가 놓여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413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내준 바 있다. 금리인상 수혜에도 비은행 부문에서 희비가 갈리며 ‘순익 5조클럽’ 입성에 실패한 것이다.
포트폴리오 보다 다변화하는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거시경제 상황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갈수록 녹록치 않은 만큼, 비은행 부분을 거욱 강화에 지속성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행이도 KB금융은 경쟁사들에 비해 은행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기조를 이어 받아 비은행 계열사들을 더욱 키우면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순익 중 은행 비중은 62%로 ▲신한금융(64%) ▲하나금융(91%) ▲우리금융(96%) 중 가장 낮다.
보다 시급한 숙제는 글로벌 경쟁력이다. KB금융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했지만 후발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딛고 1140억원을 달성했지만 순익 규모는 4대 은행 중 3번째 수준이다.
다만 순익 증가폭이 166.8%로 괄목할만한 점,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인도네시아 KB부코핀 은행이 87억원 순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은 의미가 깊다는 평이다. 하지만 대손충당금 기저효과와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효과로 ‘정상화’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 전환은 순항 중이다. KB금융은 넘버원 플랫폼을 목표로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원앱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표 앱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를 1200만명대로 늘렸지만, 아직 인터넷 은행을 추월하진 못했다. 알뜰폰 등을 포함한 비금융 사업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 후보는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 후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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