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객 뮤지컬, 이제 10작품…가혹한 ‘밀리언셀러 뮤지컬’ 탄생 조건
2013년 초연한 뮤지컬 ‘레베카’가 2021년까지 총 9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이번 시즌 예매자가 5만명을 넘기면서 초연 10년 만에 밀리언셀러 자리에 올랐다. ‘레베카’가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국내 밀리언셀러 뮤지컬은 10편이다.
가장 먼저 2007년 ‘명성황후’가 국내 뮤지컬 역사상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모았고, 이후 2009년 ‘캣츠’, 2010년 ‘맘마미아!’, 2013년 ‘오페라의 유령’, 2014년 ‘지킬 앤 하이드’, 2016년 ‘노트르담 드 파리’, 2018년 ‘시카고’, 2022년 ‘아이다’ 그리고 지난 3월엔 ‘영웅’이 밀리언셀러 뮤지컬이 됐다.
이 가운데 200만 관객을 모은 작품은 ‘캣츠’와 ‘맘마미아!’ 두 편뿐이다. 초연 15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캣츠’는 2017년 200만 관객을 모으면서 한국 뮤지컬 사상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한 뮤지컬이라는 기록을, ‘맘마미아!’는 초연 6년 만인 2010년 100만 관객을 모은 뒤 2019년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가장 짧은 기간 200만을 돌파한 작품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사실 영화계에서 ‘천만 영화’라는 말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100만 200만은 작은 숫자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3’의 경우 개봉 첫날 1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렇다 해도 뮤지컬계에서 밀리언셀러가 갖는 의미는 영화계의 1000만 영화 못지않다.
일단 영화와 뮤지컬은 조건부터 다르다. 전국에서 동시에 개봉하고, 하루에도 수차례 상영되는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라이브’라는 공연의 특성상 하루에 단 한 곳에서, 많아야 두 회차를 올릴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100만 관객을 돌파하기까지 초연 이후 약 10여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뮤지컬에서 100만 관객 돌파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도 할 수 있다. 단발적으로 티켓파워가 있는 스타가 영향력은 미칠 수 있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출연 배우도 다르게 캐스팅되는 경우가 있어 인기 스타 한 명의 티켓파워 의존할 수도 없다. 그만큼 밀리언셀러 뮤지컬의 탄생하긴 쉽지 않다.
결국 공연이 10여년에 걸쳐 시즌을 반복해 공연되려면,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가장 최근 100만 관객 뮤지컬이 된 ‘레베카’의 경우 10년간 총 일곱 번의 시즌에 걸쳐 공연됐고, 그 사이 제7회 더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비롯해 무대상, 조명상, 음향상 등 5개 핵심부분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14년간 아홉 번의 시즌에 걸쳐 공연된 ‘영웅’ 역시 한국 뮤지컬대상을 비롯해 더뮤지컬어워즈, 예그린뮤지컬어워드 등 다수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무대미술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의 특성상 영화와 같이 단기간에 관객을 끌 순 없지만, 장기 공연이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100만 관객 돌파 시간을 단축할 순 있다. 최근 부산에 드림씨어터가 생기면서 뮤지컬 장기 공연이 가능해진 것처럼, 지방 거점 도시들에 뮤지컬 전용 극장이 생긴다면 기존 1~2주에 걸쳐 진행되는 지역 투어도 서울에서의 공연처럼 장기간 공연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공연된다고 해서 모든 작품이 100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명성황후’ ‘영웅’ 등 100만 관객 뮤지컬을 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공연하면서도 그 시대에 맞는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포인트들이 있었다.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그 안에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오랜 기간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런 작품들은 대중적으로 신뢰를 얻고, 새로운 관객을 뮤지컬 시장에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가져온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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