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kg 늘린 '또박이' 박정훈, 허정구배 아마추어 선수권 우승
박정훈(17·수성 방통고 2)이 8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벌어진 허정구배 제69회 한국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했다. 박정훈은 국내 최고 권위 아마추어 대회인 허정구배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 합계 12언더파를 기록했다. 임태영(수원 중3)이 9언더파, 최준희(제물포 방통고 3)가 8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한 타 차 선두로 출발한 박정훈은 수비적으로 경기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홀이 있다. 드라이버를 잡지 않으려 계획한 5번 홀에서 드라이버로 쳤다가 연못에 빠져 더블보기를 했다. 박정훈은 “전 홀 이글을 해서 만용을 부렸다”며 웃었다.
그는 내리막 파 5인 4번 홀(494m)에서 티샷을 300m 정도 쳤고 190m 거리에서 4번 아이언으로 5m에 붙여 이글을 했다. 박정훈은 “5번 홀 더블보기 이후 다시 방어적으로 경기했다. 그린 가운데를 보고 치고 실수하더라도 칩샷 하기 좋은 곳으로 쳤다”고 말했다.
박정훈은 지난해까지 몸무게가 55kg이었는데 겨울 훈련과 러닝으로 몸무게를 67kg으로 늘렸다. 그는 “지난해까지 별명이 ‘또박이’였다. 1년 새 거리가 20m 이상 늘었으며 체력도 좋아져 카트를 타지 않고 걷는 대회인 허정구배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훈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동네 마트의 장난감 골프채를 가지고 놀다가 골프를 하게 됐다. 쇼트 게임 감각이 좋다.
지난달 열린 제주도지사배 1라운드에서는 강풍 속에서 10언더파 62타를 쳤다. 박정훈은 “가끔 퍼트 라인이 보일 때가 있다. 6~7m 퍼트를 넣고 분위기를 바꾼다. 라운드할 때는 퍼트 스트로크는 생각하지 않고 30cm 앞 지나갈 곳을 확인한 후 그곳으로 친다”고 말했다.
박정훈은 로리 매킬로이를 좋아한다. 그는 “매킬로이처럼 블레이드형 퍼터를 말렛으로 바꾸면서 퍼트 능력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체구가 크지 않은데 드라이버 거리가 캐리만 260m가 넘는다. 박정훈은 “페이스 가운데에 맞히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치는 게 거리가 나는 비결”이라고 했다.
박정훈은 지난 6월 한국오픈에서 컷을 통과했으며 지난달 제주도지사배에서 우승했다. 아버지가 수학학원 원장, 어머니가 유치원 원장이라는 박정훈은 “임성재처럼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성남=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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