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요소수 대란? "中 수출중단" 보도에, 정부 "비료용 문제 없어"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으로 2021년처럼 또다시 요소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일부 외신이 “중국 비료 제조 업체들이 당국 요청에 따라 새로운 수출 계약 체결을 중단했다”고 보도하면서다. 일단 정부는 제2의 ‘요소수 대란’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중국 내에서 문제가 된 건 비료용 요소에 한정됐고, 비료용 요소의 중국 수입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 “중국, 요소 수출 제한”
8일 기획재정부는 “2021년 65%였던 중국의 비료용 요소 수입 비중은 국내 기업의 수입 다변화 노력으로 올해 1~7월 17%로 줄었다”며 “비료 완제품 재고량은 25만9000t으로 연간 소요량(96만t)의 27% 수준이다. 연말까지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론 비료용 요소의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블룸버그는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 지시에 따라 중국의 대형 비료 제조업체 일부가 이달 초부터 신규 요소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 요소 수출을 줄이겠다고 밝힌 업체는 중눙(中農)그룹 한 곳이다. 문제는 이 업체가 중국 요소 생산의 26.5%를 책임지는 최대 생산ㆍ수출 기업이란 데 있다. 중농그룹은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수출량을 줄이고, 시장 판매에 적극 나서 주요 농업 자재, 비료의 국내 공급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내 요소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수출 물량을 줄일 것을 공언함과 동시에 동종업체에도 같은 조처를 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건 요소 가격이 올라서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정저우 거래소에서 요소 t당 가격은 2437위안(약 44만원)으로, 2달여 전인 6월 12일(1649위안)보다 크게 상승했다. 중국 내 요소 생산도 감소세다. 일일 요소생산량은 1일 16만t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난달 30일 기준 총재고량은 24만t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중국 제일경제신문이 전했다. 중국 내에서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생겼다는 의미다.
요소 중국 의존도 여전히 높아
이에 대해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중국 관계부처와 통화를 했고 요소수 수출 중단과 관련해 들은 바 없다고 답변을 했다”며 “현재까지 당국 차원에서 수출 중단 조치가 있었는지 파악된 건 없으며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올해 1~7월 중국산 요소를 총 16만1447t을 수입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산업용 요소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2021년 71%에서 올해 상반기 90%로 높아졌다. 이른바 '요소수 대란'을 겪은 이후 수입다변화로 한 때 비중을 낮췄으나, 중국산 요소의 가격 경쟁력 우위로 국내 업체가 다시 중국을 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중국 일부 기업의 요소 수출 제한은 비료용 요소에 한정돼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요소는 크게 차량용을 비롯한 산업용과 비료를 만드는 농업용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비료용 요소는 올해 1~7월 중동 수입 비중이 51%로 중국(17%)보다 높다.
정부 “차량·산업용 요소 수출 제한 아니다”
강종석 기재부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산업용 요소는 중국 내에서 가격 등 문제도 없고, 점검 결과 수출 제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며 “한중 은 안정적으로 공급망 협력 채널도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요소 수급과 가격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만일의 상황에서도 국내 수급이 안정될 수 있도록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차량용 요소는 국내에 60일을 사용할 만큼의 재고도 비축돼 있다. 민간은 45일을 사용할 수 있는 6822t이 재고로 남아있고, 조달청도 3000t 분량의 요소를 비축하고 있다. 업계에선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산업용 요소와 관련해서는 수출 제한 가능성이 적다고 보면서도 동남아ㆍ중동 등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요소수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국내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실제 수출 중단이 이뤄진다면 동남아·중동 등에서 요소를 곧바로 수입할 수 있도록 예비 공급처를 다변화해놓은 상태”라며 “과거와 같은 요소수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불편이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의 민원 조치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실시간으로 관계 부처가 공유하며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정진호·이희권·박현주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알바 찾다 성폭행 당한 10대..."성병 옮은 것 알고 극단선택했다" | 중앙일보
- 믿었던 내 차...알고보니 내 '성생활'까지 엿보고 있었다고? | 중앙일보
- 대전서 교사 극단선택…"아동학대 고소로 힘들어했다" | 중앙일보
- 중국인 4명 딱 한그릇 시켰다…명동의 ‘전지현 짜장면’ 실화 | 중앙일보
- "아저씨 죽지 않았다" 일본선 완판…'섹시야마'가 만든 이 옷 | 중앙일보
- '11세 차' 브브걸 유정♥배우 이규한 열애…"서로 좋은 감정" | 중앙일보
- 당한 연예인 50명 넘었다…합성 음란물 5800개 뿌린 미 유학생 | 중앙일보
- '알파치노 54세 연하' 여자친구, 출산 3개월 만에 양육권 신청 | 중앙일보
- "기이한 설계"… '전술핵공격잠수함' 김정은 방러 직전 공개, 왜 | 중앙일보
- 테니스동호회 벤츠 질산테러…"왜 편 안들었나" 그 일이 발단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