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_돈쓸신잡 #114
의식주란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3가지 요소 옷, 음식, 집을 의미한다. 옷이 없으면 사회생활을 할 수 없고, 음식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으며, 집이 없으면 삶이 고달파진다. 심지어 집 이외의 장소에서 사망하는 것을 객사라고 부를 정도다.
하지만 옷, 음식과 비교하면 집에 대한 개념은 복잡하다. 노숙자가 아닌 이상 누구에게나 집은 필요하고, 실제로 어떤 식으로든 집이 있다. 본인 소유의 집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전세로 다른 사람의 집을 빌려 쓰는 사람도 있고, 매달 월세를 내며 사는 사람도 있다. 요즘에는 전세와 월세를 합친 반전세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집은 인간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당연히 가능하면 본인 이름으로 등기를 낸 온전한 내 집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집은 한정적인 땅 위에 짓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보면 주식처럼 지분을 사는 것이다. 이것을 대지지분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서울에 아파트를 산다는 건 대한민국 수도에 내 몫의 땅이 있다는 의미다. 자본주의 사회는 결국 지분 싸움이다. 희소한 지분을 누가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언젠간 내 집(=나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부지런히 시드머니를 모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미리 알아두면 좋은 부동산 투자 전략에 대해 정리해봤다.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레버리지(=대출) 사용 여부다. 주식 투자는 굳이 빚을 내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다. 10만 원만 있어도 삼성전자 주식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부동산은 일반인 기준으론 레버리지 없인 진입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돈을 모아 집을 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적당히 시드머니를 모은 후 대출받아서 집을 사는 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비슷하다.
문제는 바로 빚의 규모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곧장 생활에 타격이 갈 정도로 영끌을 하는 것은 명백히 위험하다. 하지만 그 반대는 어떤가? 본인의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대출을 받는 것 역시 투자 관점에서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사례를 들어보자. A라는 동네와 B라는 동네가 있는데, 이 중에서 어느 지역에 집을 살지 고민이 된다. 그런데 결과적으론 B라는 동네를 더 선호하고 언젠간 그곳에서 사는 것이 목표다. 그럼에도 고민이 되는 이유는 당연히 B 지역 아파트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만약 A에 집을 사면 최소한의 대출만 받고도 무난하게 들어갈 수 있고, B는 조금 더 많은 대출을 감내해야 한다고 치자. 만약 B 지역 집을 사는 데 받아야 하는 대출 역시 조금 팍팍해도 감당은 가능한 수준이라면 가급적 B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이 선택을 하지 않고 A로 들어갔다고 치자. 아마도 ‘A에 살면서 훗날 B로 이사가야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당연히 A보다 B가 상급지일 것이다. 즉, A에 살면서 집값이 오르면 당연히 B도 오른다. 보통은 B가 더 많이 오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파트 가격 격차가 커진다. 또한 아파트를 한번 갈아탈 때 들어가는 부대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부동산 복비, 취득세, 이사비용 그리고 필요에 따라 인테리어 비용까지 지불해야 한다. 처음에 집을 살 땐 본인이 정한 대출 감당 여력 내에서 최대한 좋은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이처럼 부동산 투자에선 실거주와 투자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소위 말해 갭투자다. 물론, 무리한 영끌처럼 본인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갭투자를 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다만 적어도 1주택 투자 관점에서 보면 아직 시드머니가 충분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소득 수준이 뒷받침되는 직장인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옵션이다.
물론, 모든 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 요소가 있다. 100%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는 없다. 당연히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식주 관점으로 접근하고, 최악 상황이 오더라도 감당 가능한 수준 내에서 실행하는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조금은 전향적인 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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