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 부상→4G 연속 결장' 오타니, 타격 훈련 소화…"이틀 내로 복귀 가능"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은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4경기째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에인절스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공개한 가운데, 직전 3경기에서 선발 제외됐던 오타니는 이날도 벤치를 지켰다.
대신 오타니는 러닝을 하면서 가볍게 몸을 풀었고, 부상 이후 처음으로 타격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MLB닷컴)'에 따르면, 경기 전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는 "하루 또는 이틀 내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빈 감독은 "내일(9일) 상태가 어떤지 지켜볼 것이다"라며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스윙도 올라오긴 했지만, 오늘(8일) 경기에 나설 정도는 아니다"라며 "오타니가 풀스윙을 하는 게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오타니는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실시하던 중 허리 쪽에 통증을 느꼈다. 사유는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었다. 검진 결과 경미한 염증이 발견됐고, 부상자 명단(IL)에 오를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오타니의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고, 이는 선수와 팀 모두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 누구보다도 바쁜 겨울을 보낸 오타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로 예년보다 빨리 몸을 만들어야 했다. 투·타 맹활약을 펼친 그는 일본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회 MVP까지 차지했지만,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소속팀 에인절스로 돌아간 뒤 곧바로 시즌 개막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체력 소모가 클 법도 했지만, 소속팀 복귀 이후 건재함을 과시한 오타니는 4월에만 4승-7홈런을 기록하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5월 들어 타율 0.243 8홈런 20타점으로 페이스가 주춤했으나 꾸준히 홈런을 생산한 덕분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10승-10홈런, 단일시즌 10승-40홈런을 기록하는 선수가 됐다.
그런 오타니에게 시련이 찾아온 건 7월이었다. 오타니는 손톱 부상과 손가락 물집으로 마운드 위에서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하면, 지난달 4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 도중 손가락 경련을 호소하면서 4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미 오타니의 건강에 '노란불'이 켜진 상태였다는 의미다.
게다가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다가 1⅓이닝 투구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면서 빠르게 교체됐다. 당시 구단은 '팔 피로'라고 했지만,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파열 진단이 나왔다. '투수' 오타니의 2023시즌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 수술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오타니는 '타자'로서 계속 남은 시즌을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오타니가 부상 이후 매 경기 라인업에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고, 경기에 나서길 원하고 있다는 게 네빈 감독의 얘기다.
네빈 감독은 "개인적으로 오타니의 그런 모습이 그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으로 말하자면, 오타니는 당장 경기에 나서길 원한다. 그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화가 난 상태다"라며 "그는 무언가를 시작하게 되면 끝을 보길 원한다. 출전을 원하지만, 가끔 까다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투수'와 '타자' 오타니의 성적은 각각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으로, 이미 오타니가 아메리칸리그 MVP를 예약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즌을 일찍 마감하고 싶지 않은 오타니는 완벽한 마무리를 꿈꾼다. 부상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그가 자신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편, 오타니는 최근 구단과의 갈등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달 초 오타니와 있었던 일을 공개했다.
당시 미나시안 단장은 "당시 구단 측에서 MRI 검사를 받자고 제안했지만,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MRI 촬영을 거부했다. (단순히) 손가락 경련일 뿐이고, 사진을 찍을 필요까지 없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구단 측에서는 검사를 제안했지만, 선수 측에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는 게 미나시안 단장의 주장이었다.
이어 미나시안 단장은 "그땐 팔꿈치 쪽에 문제가 있는 줄 몰랐다. MRI 촬영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들과 3년간 신뢰를 쌓았다. 구단은 선수 측의 의사를 존중했고, 선수가 싫어하는 걸 강요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지만 오타니가 FA를 앞두고 있어 구단과의 갈등 상황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는 일화였다. 에인절스는 7일까지 64승76패(0.457)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그 5개팀 중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와일드카드 싸움에서도 상당히 밀려난 상태다.
사진=AFP,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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