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멀고 중화권 LCD는 바짝…삼성전자 TV 딜레마
두 제품 모두 중화권 LCD 패널 의존 해결사
마이크로 LED는 높은 제조원가 극복이 과제
프리미엄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향후 중장기 전략에 변화를 줄 지 관심이다. QLED(8K·네오 포함)를 앞세워 17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중화권 업체들과 차별화를 위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마이크로 LED 라인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로 LED는 생산비용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나, 차기 전략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만큼 지속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마이크로 LED 대중화까지는 당분간 QLED와 OLED TV 중심 판매 전략이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초대형과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역성장 중인 TV 시장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더 커진 98형(8K, 네오 QLED, QLED) TV 라인업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100인치대 이상 출시도 검토하기로 했다. 크기와 화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현재와 같은 글로벌 위상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크기와 품질은 중화권 업체들도 공을 들이는 부분으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TV 전략에 변화를 줘야 한다. 특히 삼성의 주력 제품인 QLED는 중국 LCD(액정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QLED는 프리미엄급 LCD 패널를 개선한 제품으로, 이를 한 단계 진화시킨 것이 네오(Neo) QLED TV다.
실제 삼성전자는 CSOT, AUO, BOE 등 주로 중국업체로부터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상반기 매입액만 1조9521억원으로 작년 연간으로는 6조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 LCD 물량도 일부 받고는 있지만 이 회사가 LCD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중국 패널 제조사 의존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TV 수요 부진 속 중국산 의존도 심화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삼성은 올해 초 OLED TV를 재출시하며 라인업 다각화에 나섰다. OLED 물량을 늘리기 위해 패널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QD-OLED) 외에 LG디스플레이(W-OLED)를 새롭게 추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보다 대형 OLED 생산능력이 월등한 LG디스플레이 패널 공급량을 대폭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OLED TV 출하 비중이 전체 TV의 10%(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향후 몇 년간 LG디스플레이의 공급 규모가 300~5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예측으로 미뤄볼 때 삼성의 OLED TV 물량은 늘리면 늘렸지 현상유지에 머물 가능성은 적다. 중국 LCD 패널 의존도 문제 외에도, OLED 시장 성장세를 감안하면 당연한 수순이다.
옴디아는 OLED TV가 2023년 835만대에서 2026년에는 1104만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반면 LCD TV는 같은 기간 2억30만대에서 2억86만대로 성장률에 차이가 있다. 특히 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점유율(매출 기준)은 2022년 36.7%에서 내년 50%를 돌파가 예상된다.
출구전략으로 OLED를 택한 만큼 QLED는 축소해 OLED와 QLED 비중이 수 년안에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OLED가 TV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은 QLED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되면 주력 제품도 앞으로 네오 QLED가 아니라 OLED를 밀 수 있다. 현재는 그다지 많지 않은 OLED TV가 QLED 수준으로 물량이 늘어나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삼성의 또 다른 출구 전략은 마이크로 LED다. 삼성의 최상위 TV 라인업인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초프리미엄 스크린이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는 1일(현지시간) 독일서 열린 'IFA 2023'에서"수 년전부터 마이크로 LED를 차기 전략 디스플레이로 여기고 있다. 현존하는 디스플레이의 단점과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언급해 앞으로도 마이크로 LED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고 있는 만큼 대중화만 된다면 타사 패널 의존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마이크로 LED가 OLED나 QLED처럼 대량 생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LED는 LED를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더러, 붙이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쉬워 수율(양품 비율)도 낮다. 이 LED 칩을 기판에 옮겨심는 전사(Mass Transfer) 공정은 그래서 가장 큰 기술장벽으로 손꼽힌다. 고장 시 복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제조원가다. 마이크로 LED가 대중화 되려면 적어도 OLED TV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 LCD TV가 수 십만원, OLED TV가 몇 백만원 수준이라면 마이크로 LED는 억대에 달한다. OLED와 LCD도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로 LED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최소한 1000만원 이하로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
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상무가 2일(현지시간) IFA 2023 행사에서 "1000만원 아래가 아니라면 시장은 잘 크지 않는다. 마이크로 LED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역시 마이크로 LED 개발에 나서고 있는만큼 차별화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LED 칩을 직접 제조하고 있는 중국은 향후 전사 기술도 개선될 가능성이 다분한 만큼 한국이 무조건 우위에 있다고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삼성전자로서는 마이크로 LED 기술 및 비용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는 OLED·QLED를 중심의 TV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비용 문제 난관이 크지만 일단 대중화만 된다면 디스플레이업계에 의존하지 않고도 글로벌 시장 장악이 가능해 지속적으로 시장 어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이 마이크로 LED 개발 속도를 내는 데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중화권 업체들의 지나친 LCD 투자로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삼성이 가격 협상에서 밀릴 가능성이 상당히 적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한·중 다수의 중·대형업체와 디스플레이 계약을 하면서 패널 가격을 조절하고 있다"며 "LCD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삼성이 밀리는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 이는 OLED에서도 비슷한 전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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