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머리카락 그대로'…페루 수도 리마서 천년 전 미라 발굴

리마 도심, 고고학 유적 400개가량 분포
6월에도 3천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 발견

페루 수도 리마 한복판에서 1000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의 미라가 발굴됐다.

7일(현지시간) 페루 안디나통신과 공영방송 TV 페루에 따르면, 페루 문화부는 수도 리마의 번화가 중 한 곳인 미라플로레스의 우아카 푸클리나 유적지에서 도자기 그릇 및 직물 등과 함께 묻혀 있던 미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미라의 유골을 보면, 다리를 상체까지 끌어당긴 채 앉아있는 자세로 보였다. 얼굴 턱뼈도 비교적 온전한 데다 특히 갈색 머리카락이 가발을 쓴 것처럼 풍성한 상태였다. [사진출처=AFP·연합뉴스]

발견된 미라의 유골을 보면, 다리를 상체까지 끌어당긴 채 앉아있는 자세로 보였다. 얼굴 턱뼈도 비교적 온전한 데다 특히 갈색 머리카락이 가발을 쓴 것처럼 풍성한 상태였다. 미라의 성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발굴을 주도한 미레야 가노사 고고학자는 현지 매체에 "잉카인들이 이 지역에 정착하기 전에 중부 해안에서 (문명을) 발전시켰던 '이치마' 시대의 주민으로 보인다"며 "1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안디나통신은 이번 발견이 '이치마' 문명에 대한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학계에선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페루 리마에서 1000년 된 미라의 유해가 발견된 주택가 근처의 고고학 유적지 [사진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인구 800만명인 리마에 있는 우아카 푸클라나는 서기 500년께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 피라미드 유적지다. 도심이 개발되며 고급 주택가가 주변에 있다. 리마 안팎에는 400여개의 고대 유적이 있다.

지난 6월에도 고고학자들이 리마에서 3000년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를 발굴하기도 했다.

한편, 1980년대부터 페루 정부와 고고학자들은 유적 조사와 보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오랜 시간 방치된 탓에 일부 유적들은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