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기념관 새 단장 후 개관… 풍등 따라 행운이 '팡팡'
[완도신문 정지승]
이번에 재개관한 장보고기념관은 2층 구조인데, 1층에는 동아시아 바다를 누빈 장보고 상단의 무역선을 복원해 거센 파도를 항해하는 정신을 표현했다. 2층은 장보고와 관련된 지도, 바다, 적산법화원, 금(무역), 도전 정신 등을 주제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눈으로만 보는 이전의 관람이 아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하는 대화형 인터랙티브 영상으로 장보고 일대기와 청해진 역사를 관람객이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완도군이 야심 차게 준비한 것.
지난 5일, 한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휴가차 완도를 찾은 관광객 가족과 함께 전시관을 체험했다. 전시관 측은 2층부터 관람을 권하는데, 계단을 시작으로 각 실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영상과 체험시스템을 거쳐 1층 전시실로 발걸음을 유도한다.
2층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청해진 장보고 대사의 일대기가 영상을 통해 설명되고, 각 실로 이동하면 사방이 거울로 장식된 밀실 격벽에 파노라마 영상이 가득 펼쳐진다. 거대한 입체영상과 효과음에 한눈팔 겨를 없이 관람객은 압도된다.
1층 전시실 메인을 장식한 것은 장보고 시대의 무역선 모형이다. 우리 지역 출신 마광남 장인이 참여했는데, 그는 한선 조선장 국가기술 보유자로 무형문화재다.
무역선 모형에는 '무역지 인간(貿易之人間)'을 새겼다. 흥덕왕릉비에 새겨져 있는 무역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흥덕왕이 장보고를 지칭한 표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마침, 서울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이대성 이정옥 CEO 가족이 남도로 휴가 와서 전시관을 관람 중이었다. 두 명의 손자를 데리고 휴양림에서 이틀을 머물면서 여행했는데, "완도의 섬들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 좋아 가슴이 확 트인다"고 전했다. 그는 장보고 유적지 장도를 산책하면서 "완도의 훌륭한 문화자원에 깊게 감명받았다"며 짧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장도는 남파랑길 86코스에 포함된 완도 장좌리해안길에 있다. 그곳에 해상왕 장보고의 청해진유적지가 조성됐다. 완도의 옛 이름은 조음도(助音島)였다. 장보고가 역적으로 몰려 염장에게 암살된 뒤 지역민들은 다른 곳으로 강제 이주됐고, 그들은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청해진 이야기가 나오면 역적의 땅 조음도 출신이라는 것을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고 빙그레 웃었다고 한다. 그래서 빙그레 웃는 모양 '莞'을 사용해 지금의 지명이 되었다고.
훗날 청해진 대사가 되어 당시 한중일 사이의 바다를 장악하며 엄청난 부와 권력을 손에 넣었던 인물이며 한국사에 기록된 최초의 호족이다. 장보고가 활동하던 당시 그의 힘과 위세는 실로 막강했다. 흔히 장보고를 해상왕(海上王)이라고 부른다. 당시 신라인들이 아니라 지금의 한국인들이 붙여 준 이름이지만, 한때 동아시아 해상에서 장보고가 지녔던 영향력을 생각하면 과장이 없다는 평가다.
청해진 유적지 장도는 길 따라 떠나는 가을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새롭게 문을 연 장보고기념관은 가족이 함께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곳에 서면 대양을 항해한 장보고의 기상과 인류평화를 염원한 장보고의 꿈이 현실로 되살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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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문화예술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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