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문학보다 로맨스판타지” 읽고 쓰는 사람들 [웹소설 전성시대②]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웹소설의 영향력을 정의할 수 있는 한 마디다. 웹소설이 웹툰과 함께 가볍고 빠르게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적 트렌드로 주목해 이제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다. 독자들은 출‧퇴근, 쉬는 시간에 틈틈이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웹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직장인, 주부, 학생 등 창작자도 순수문학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웹소설에 도전할 수 있다. 신춘문예 등 공모전 당선이 되어야, 인정받는 출발을 하는 순수문학과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료 플랫폼에서 써 내려가면 되니, 창작자의 진입장벽도 낮다.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에서 '이번 생은 후회하지 않겠습니다'를 연재한 데피온 작가는 19살의 고등학생이다. 웹소설을 취미로 읽다가 자신도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조아라에서 무료로 웹소설을 8개월 연재했고, 출판 제안을 받았다.
웹소설이 일명 '대박' 터지면, 서점의 베스트셀러 부럽지 않다. '나혼자 레벨업', '전지적 독자 시점' '화산 귀환' 등은 단일 작품 수입만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수익, 유료 결제, 판권 거래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은 웹소설 작가들에게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부여한다.
◆ “인기라는데, 나도 한 번 써볼까?”
2022년 5월 개최된 웹소설 문피아 공모전에는 4000여 명이 참여해 총 5500편이 접수됐다. 또 네이버가 10억 원의 상금을 내걸고 주최한 '2022 지상최대 공모전'에는 9100편이 출품됐다. 올해도 4억원 규모의 '2023 지상최대 공모전'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특히 웹소설은 인기를 끌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 더 많은 장르의 문화 상품을 만들어내는 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근원으로 여겨지며 좋은 웹소설을 찾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와 국내 문피아를,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웹전문플랫폼 래디시와 타파스, 우시아월드를 품은 것이 같은 계산이다.
낮에는 콘텐츠 PD, 밤에는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는 A 씨는 투잡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만 "웹소설 시장이 미디어 업계의 관심을 받으면서 조사를 하다가 시작하게 됐다. 아직 많은 독자를 모으거나 대표작이 있는 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소통하면서 연재하는 것이 재미있다"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웹소설을 향한 폄하하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웹소설이 콘텐츠 시장을 선도한다는 시각이 생기면서 대중의 인식도 개선됐다. 그러나 웹소설을 쓰겠다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기 더 어려운 환경이 되기도 했다.
웹소설 프로듀서 북마녀는 "요즘 ‘웹소설이 돈이 된다’, ‘매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기사가 계속 나오니, 다른 분야에서 글을 쓰던 분들도 많이 도전하고 있다. 다른 시장과 달리 쉽게 쓸 수 있기도 하고, 처음 쓰는 사람도 쓸 수 있다고 부추기는 강의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도전하면 쉽지 않다는 걸 많은 분이 느끼고 돌아간다. 읽는 사람은 '이 정도는 쉽게 쓰겠다'라고 생각하지만, 독자에게 읽히는 글을 쓰기까진, 절대적인 시간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웹소설 시장의 성장으로 작품 수도, 작가 수도 많아지면서 경쟁률이 훨씬 높아졌다. 신인들의 평균 글 쓰는 수준이 높아지니, 출판사분들도 좋은 작품을 선별하려고 그에 맞는 눈으로 찾는다. 예전처럼 쉽게 데뷔하고 인기를 끌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도전하는 사람들이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 웹소설의 발전, ‘나무보다 숲’을 위해서는?
많은 작가가 웹소설 업계로 진입하는 반면, 꾸준한 집필 활동과 경제적 보상받는 작가는 극소수라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진입은 쉬우나 장기적으로 살아남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는 거시적으로 웹소설이 발전하는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따라온다.
또한 웹소설은 눈에 띄는 작품 제목과 첫 회 조회 수가 독자를 끌어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편 안에 기승전결을 담고, 몰입이 쉽게 가독성을 고려한 문장이어야 한다. 또 끝날 때마다 다음 편이 궁금해 결제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연재 약속도 지켜져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웹소설의 트렌드와 시장 규모, 웹소설로 진입하는 작가들의 양상, 웹소설의 수익 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 점 역시 놓치지 않고 대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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