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신형폰에 'SK반도체'…삼성 메모리도 안심 못한다

김평화 2023. 9. 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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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를 받는 중국 화웨이가 출시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신형 '메이트60 프로' 모델에 자사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제품이 흘러 들어간 경위 파악에 나섰다.

2020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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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낸드플래시
화웨이 '메이트60 프로' 탑재
SK하이닉스 "거래한 적 없다"
유통망 통해 흘러갔을 가능성
미 제재 전 미리 보유했을 수도

미국 제재를 받는 중국 화웨이가 출시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2020년 미 제재 발효 전 미리 메모리 반도체 사 두었거나 범용 메모리 반도체를 모을 수 있는 중국 내 유통 공급망을 통해 확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8일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신형 '메이트60 프로' 모델에 자사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제품이 흘러 들어간 경위 파악에 나섰다. 2020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신제품에 당사 메모리 칩이 쓰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바로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다"며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 전경 일부 / [사진제공=SK하이닉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 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트에 의뢰해 메이트60 프로를 해체해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인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화웨이가 해당 스마트폰 대다수 부품을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았지만 예외적으로 해외 기업인 SK하이닉스 제품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SK하이닉스에서 만든 반도체가 화웨이로 흘러 들어간 과정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20년 LPDDR5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전에 미리 물량을 확보해놨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 제재를 전면적으로 받기 전인 2020년까지 부품 재고를 축적해 이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 신형 폰에 탑재된 LPDDR5가 이미 시장에 널리 퍼져 사용되고 있는 범용 제품이라는 점에서 화웨이가 메모리 재고를 많이 쌓아둔 중간 공급망을 통해 물량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중국은 범용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중간 유통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다. 향후 메이트60 프로 출시 물량이 늘어나면 SK하이닉스 외 LPDDR5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 같은 다른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도 활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미 제재 이후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수출 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자사 방침이라는 설명도 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화웨이와 거래한 게 아니기 때문에 미 정부로부터 법 위반 제재를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 '메이트60 프로' 이미지 / [사진출처=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에 문제가 된 스마트폰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9000s'가 탑재된 화웨이 신제품이다. 화웨이가 미 제재에도 불구하고 선단 공정에서 생산된 AP를 품은 제품을 내놨다 보니 논란의 대상이 됐다.

기린 9000s는 화웨이가 설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하이실리콘에서 설계했으며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가 생산한 뒤 화웨이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SMIC가 제재를 위반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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