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우크라 지원한 스타링크 일시차단…핵전쟁 확대 우려"

머스크 전기작가 "스타링크 차단 지시"
사실 확인 땐 우크라 안팎서 논란 커질듯

스페이스X를 운영하며 우크라이나에 위성통신 시스템인 스타링크를 지원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도중 스타링크 차단을 지시해 작전을 무산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의 전기 작가는 준비 중인 책을 통해 머스크가 핵전쟁 비화를 우려해 그러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힌 가운데 머스크와 스페이스X측은 아직 논평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CNN은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머스크의 전기 내용 일부를 발췌해 머스크가 우크라이나군의 일부 작전에서 스타링크 시스템 차단을 지시해 작전이 수포로 돌아갔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아이작슨의 머스크 전기는 곧 출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CNN이 발췌한 내용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해군함대에 기습 공격을 하기 위해 폭발물을 장착한 잠수함 드론을 출격시켰을 때, 스타링크 엔지니어들에게 크림반도 해안 일대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끄라고 비밀리에 지시했다. 이로인해 해당 잠수함 드론은 지휘부에 통신연결이 끊어져 목표 함대를 명중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해변으로 떠내려갔다고 아이작슨이 전기를 통해 밝혔다는 것이다.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러시아가 핵무기로 대응할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며 "해당 사실은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의 대화를 통해 촉발된 것"이라고 전기에 설명했다.

해당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머스크가 스타링크 시스템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인만큼 큰 논란이 예상된다.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해당 내용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스타링크 시스템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통신망이 붕괴된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큰 도움이 됐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통신시설이 모두 파괴된 상황에서도 스타링크를 이용해 휴대전화 통신망과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지휘체계가 무너지지 않고 계속 반격작전을 펼 수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스타링크를 이용하기 시작하자 머스크는 자신의 결정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아이작슨은 전기를 통해 전했다. 그의 전기에 따르면 머스크는 "내가 이 전쟁에서 어떻게 있어야 할까?"라고 물었고 "스타링크는 전쟁이나 드론 공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학교 수업을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고 평화로운 일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런 에피소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개되면서 머스크가 처한 독특한 위치를 보여준다"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는 미국 관리들이 무시할 수 없는 권력 브로커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