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살해 당하기 6시간 전 자신의 장례 준비한 노인

서믿음 2023. 9.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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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그럼에도 묘한 부분이 있다면 나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안다고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내가 전날 저녁에 나가서 술을 마셨든지 보조 작가가 아팠든지 주말 내내 글을 썼든지 그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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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전 세계 20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영국 최고의 소설가 앤서니 호로위츠의 신간. 정통 미스터리의 묘미를 살린 평을 받는 소설이다. 독특하게도 호로위츠 본인이 소설 속 인물로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사건은 혼자 살던 부유한 노인이 커튼 끈에 목이 졸려 살해당하면서 시작된다. 기묘하게도 노인은 바로 여섯 시간 전에 장의업체에서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해 놓은 상황. 유능하지만 괴팍한 전직 형사 호손은 호로위츠에게 이 사건을 내용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탐정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하고, 호로위츠는 소설 집필을 위해 수사에 동행했다가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영미권에서만 50만부 이상 팔린 작품.

다이애나 쿠퍼는 자신의 장례 계획을 미리 잡아 놓았고 그것은 선견지명으로 밝혀졌다. 바로 그날 약 여섯 시간 뒤에 살해당했기 때문이었다. - p.10

그럼에도 묘한 부분이 있다면 나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안다고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내가 전날 저녁에 나가서 술을 마셨든지 보조 작가가 아팠든지 주말 내내 글을 썼든지 그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먼저 내게 말했다! 사무실 직원을 통해 알아내는 건가 의심한 적도 있었지만 아는 정보가 뒤죽박죽이었고 일정한 기준이 없었다. 나는 절대 그의 정체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 pp.22~23

「내가 영 맹탕은 아니잖아요.」 나는 말했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라요.」

「그 둘 중 적어도 하나는 착각이에요. 하지만 중요한 건 당신은 날 도우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당신은 이게 탐정 소설이라고 했잖아요. 탐정은 나고요.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문제예요.」

「그럼 뭘 알아냈는지 얘기해 줘요.」 나는 말했다. 「범죄 현장에 다녀왔고. 통화 기록도 봤고. 장의사와 대화도 나누었고. 뭐 알아낸 거 있어요?」

호손은 내 말을 듣고 고민했다. 멍한 눈빛이기에 그냥 일축할 줄 알았더니 내게 자비를 베풀었다.

「다이애나 쿠퍼는 자기가 죽을 줄 알았어요.」 그는 말했다. - pp.81~82

걸어가는 동안 묘한 일이 벌어졌다. 직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내 눈에 어떤 움직임이 포착됐는지 몰라도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왔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방금 전까지 있다가 나온 집을 쳐다보았다. 누군가가 제러미 고드윈의 방 창가에 서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 쪽에서 누군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상대방이 뒤로 물러나 버렸다. - p.133

데이미언 쿠퍼가 무덤에서 가장 가까이 서 있었다. 그가 경악과 분노의 중간 어디쯤 되는 표정으로 무덤 가장자리를 넘어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가 아래를 가리키며 그레이스 러벨에게 뭔가 이야기했다. 그때 나는 알아차렸다.

노래가 무덤 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관 속이었다. - p.183

「토니? 왜 이래요? 정신 차려요!」

어찌 된 영문인지 내가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뒤통수가 아팠다. 호손이 내 위로 몸을 숙이고 있었다. 나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벌렸다가 멈추었다. 내가 정신을 잃었나? 그럴 리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 p.206

「누구 때문에 그 집에 불이 났는지 아는 거죠, 그렇죠?」 나는 물었다.

그는 다시 내가 너무나 잘 아는 황량한 눈빛을 지었다. 그는 세상을 보는 시각이 나와 전혀 다르고 우리는 절대 가깝게 지낼 일이 없음을 알려 주는 눈빛이었다.

「맞아요.」 그가 말했다. 「당신 때문이죠.」 - p.344

중요한 건 살인 |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 열린책들 | 424쪽 | 1만6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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