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진 내 몸, 원인은 내가 아닌 사회?…"비만, 만성질환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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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환경의 변화로 생긴 것이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만을 주요 만성질환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김경곤 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부회장)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보험·정책 심포지엄에서 "비만은 급속한 환경의 변화로 생긴 문제"라며 "생활 습관을 조절 못 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라고 누차 강조했다.
현재 우리 사회 내에서는 비만에 대해 '게으르니까 살이 찐 것'이라는 식의 인식으로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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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환경의 변화로 생기는 질환
합병증 큰 만큼 만성질환으로 인식해야
소아·청소년 비만, 조기 개입해야
학폭 피해 우려에 성장 후 사망률도 높아져
"비만은 환경의 변화로 생긴 것이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만을 주요 만성질환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김경곤 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비만학회 부회장)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보험·정책 심포지엄에서 "비만은 급속한 환경의 변화로 생긴 문제"라며 "생활 습관을 조절 못 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라고 누차 강조했다. 인류의 역사를 봤을 때 음식을 잘 몸속에 저장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반대로 음식이 남아돌게 되는 풍요로운 사회로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적절한 비만 관리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비만 치료·관리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우리 사회 내에서는 비만에 대해 '게으르니까 살이 찐 것'이라는 식의 인식으로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정부가 지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어 2019년 위절제술 등의 비만대사수술을 제외하고는 비만 치료법 중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김 교수는 "비만 자체도 문제이지만 합병증이 수십 가지에 이르고, 각종 암의 발생률도 굉장히 올라간다"며 "예방과 관련한 합병증의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만큼 "비만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10~20년 이내에 미국과 서구 여러 나라의 상황을 곧 따라잡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전했다.
또한 실제 치료 접근성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비싸다 보니 비만율이 높지도 않은 부유한 계층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며 "비만대사수술도 접근성이 지역마다 다른 등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충분히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만대사수술은 2019년 급여화 이후 매년 2000건을 조금 넘는 수준의 급여 청구만이 이뤄지며 실제로 크게 많은 횟수의 수술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 같은 비만의 위험성은 소아·청소년에서 크게 두드러지는 만큼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이날 나왔다. 홍용희 순천향대부속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이사)는 "소아·청소년 비만의 대부분이 성인 비만으로 이행한다"며 "비만한 상태로 청소년기를 지내면 문제가 동반된 상태가 오래돼 교정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증, 성조숙증 등 각종 합병증이 동반되는 가운데 '심혈관계 질환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릴 만큼 성인이 된 후의 심혈관계 사망률, 암 발생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교수는 특히 성장기 소아·청소년들의 사회관계, 정신건강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짚었다. 그는 "소아·청소년 비만 아동들을 진료하면 듣는 이야기가 '애들이 놀려서 싸웠어요'다"라며 "정상체중 아동 대비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우울증 등으로 인해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적극적으로 조기에 개입해야 한다는 게 홍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부모가 비만이면 태어날 때는 정상체중이더라도 클수록 비만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적극적 중재를 통해 소아·청소년기에 이 고리를 끊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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