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부터 단독 경쟁까지’ 홈쇼핑, 수익성 확보 총력

최승근 2023. 9. 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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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줄고 수수료 증가로 이익률↑
마진 높은 패션 강화하고 국내외 인기 상품 선점
ⓒGS리테일

유료방송사업자(SO·IPTV)와 송출수수료 갈등을 겪고 있는 홈쇼핑업계가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갈수록 TV 시청 인구가 줄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수수료 부담이 늘면서 수익성 방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다른 상품군에 비해 마진율이 높은 패션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PB 상품을 확대하고 자사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단독 상품 비중을 늘리는 등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홈쇼핑 4사(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GS샵)의 영업이익은 약 127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40% 감소했다. 매출액이 6%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셈이다.

업계가 일종의 자릿세로 낸 송출수수료는 작년 한 해만 1.9조원 규모로 작년 업계 방송 매출액의 65% 수준이다. 갈수록 TV 시청 가구는 줄고 있지만 유료방송사업자(SO·IPTV) 측은 매년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수수료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문제지만 올해는 유독 심각한 상황이다. 홈쇼핑업계의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현재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이다.

업계는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통 3분기는 패션업계의 FW(가을‧겨울)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로 업계에서는 성수기로 통한다. 다른 상품에 비해 패션 상품군의 마진이 높기 때문인데 가을‧겨울 의류는 봄‧여름에 비해 단가도 비싸다.

그래서 업계는 꾸준히 패션사업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단순히 패션사업 확대에 그치지 않고 패션PB와 단독 상품 유치 경쟁으로 불이 옮겨 붙었다.

ⓒCJ ENM

패션사업에 강점이 있는 CJ ENM은 패션PB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CJ ENM은 지난 4일 뉴욕 럭셔리 패션을 상징하는 패션 편집숍 ‘바니스 뉴욕’에서 이름을 딴 패션 자체 브랜드 ‘바니스 뉴욕’의 가을‧겨울 컬렉션을 출시했다.

바니스 뉴욕 2023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CJ ENM이 국내 최초 3544 여성을 위해 론칭한 패션 전문 플랫폼 ‘셀렙샵(CELEBSHOP)’에서 선보인다.

바니스 뉴욕 컬렉션은 물론 직매입, 병행수입 등을 통해 전개하는 △보테가베네타 △톰브라운 △알라이아 등 글로벌 최정상 브랜드뿐 아니라 △토템 △베리 △자크뮈스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신명품 브랜드도 판매한다.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은 올해 FW 패션 방송을 예년 대비 2주 앞당겨 시작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통상 FW 패션 첫 방송은 9월 초순에 편성하지만 2주 가량 앞당긴 것”이라며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고가의 겨울철 의류를 미리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늘어 패션업계 시즌 마케팅도 자연스럽게 당겨지고 있으며, 추석 전 가을 의류 구매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발빠르게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자체 브랜드(PB) ‘라씨엔토’의 아이템 종류를 지난 시즌 대비 3배 늘리고, 최고급 프리미엄 캐시미어 브랜드 ‘고비’ 타깃층을 30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하나를 사더라도 품질과 실용성이 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추세가 이어져 올해 FW 시즌에는 프리미엄과 단독 기획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브랜드 론칭, 브랜드 품목 확대, 소재 차별화 등을 통해 패션 트렌드 선도 기업 이미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8일 가상인간 ‘루시’를 공식모델로 내세운 디자이너 브랜드 ‘뎁 플러스(DEBB+)’를 단독 론칭했다.

‘뎁 플러스’는 ‘앤디앤뎁’으로 유명한 뉴욕 출신 윤원정 디자이너가 새롭게 선보이는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FW 시즌 2030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브랜드로 ‘뎁 플러스’를 낙점하고, 니트, 팬츠, 재킷 등 풀 코디 아이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GS샵은 온라인몰과 차별화하면서 TV홈쇼핑의 강점을 강조할 수 있는 의료기기 등 건강관리용품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홈쇼핑 시장 축소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히는 온라인몰의 약점을 공략해 소비자를 다시 끌어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 3월 코골이 완화 의료기기 ‘스노락(Snor Lock)’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시력 개선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오투스 플러스’ 눈 운동기를 TV홈쇼핑 최초로 선보였다.

홍정민 GS샵 라이프밸류팀 MD는 “의료기기나 건강관리용품은 기능에 대한 검증이 중요하고 작동 원리나 기대효과 등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성 높은 심의팀과 쇼핑호스트를 보유한 TV홈쇼핑이 최적의 채널”이라며 “건강관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라 의료기기를 포함한 건강관리용품이 홈쇼핑의 새로운 주력 상품군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SK스토아

SK스토아는 단독 상품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유명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가든오브라이프’를 TV쇼핑 업계 단독 론칭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업계 처음으로 스케쳐스 트레일화를 선보였다.

식품쪽에서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단독으로 진행한 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로 효과를 내고 있다.

작년 11월 1탄으로 선보인 ‘포방터 닭볶음탕’이 첫 방송 완판을 기록한 데 이어 2탄 원주중앙시장 팥죽 간편식은 방송 40분 만에 초도 물량 3000개가 모두 판매됐다.

SK스토아 관계자는 “골목식당 상품은 최초 론칭 이후 약 9개월 만에 현재까지 총 3만5000여 세트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며 “오는 11월 골목식당 프로젝트 론칭 1년을 맞아 고객 사은 차원의 특집전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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