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에서 29.9%, 영리한 류현진이 되찾은 강력한 무기

이형석 2023. 9. 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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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한동안 봉인했던 무기를 다시 꺼냈다. 

류현진은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1홈런) 5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직전 콜로라도 원정에서 5이닝 2실점을 하고 4승 달성에 실패한 류현진은 승률 최하위 오클랜드를 상대로 4승 재도전에 나섰으나, 오히려 시즌 2패째를 당했다. 그는 이날 부상으로 빠진 주전 포수 대니 잰슨 대신 타일러 하이네만과 호흡을 맞췄다. 게다가 주축 내야수 보 비과 맷 채프먼의 부상 이탈 속에 득점 지원도 얻지 못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류현진은 최근 5경기 연속 5이닝 2실점 이하의 투구로 안정감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홈런 하나가 아쉬웠다. 3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만 내준 류현진은 4회 1사 2루에서 카를로스 페레스에게 역전 2전 홈런을 허용했다. 경기 후 류현진이 "홈런을 맞은 공도 제구가 잘 된 것"이라고 밝혔듯이, 시속 146㎞의 낮은 포심 패스트볼을 페레스가 잘 걷어올렸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4개)을 허용할 만큼 류현진의 피홈런이 늘어나고 있다. 평소 MLB 최정상급의 견제 능력을 자랑하는 그가 이날 도루를 3개나 내준 것도 옥의 티였다. 이는 MLB 진출 후 류현진의 한 경기 최다 도루 허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 투구에 대한 칭찬은 이날도 이어졌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홈런을 맞았지만 멋진 투구를 했다. 올 시즌 처음 나흘 휴식 후 등판해 많은 이닝을 책임지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을 상대한 오클랜드 내야수 케빈 스미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오랫동안 빅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의 체인지업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타자를 압도하진 않지만,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며 좋은 투구를 한다"고 평가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 토론토''라고 촌평했다. 지역매체 '토론토 선'은 "류현진이 비교적 날카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타선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날 류현진 투구를 지탱한 것은 컷 패스트볼(커터)이었다. 2017년 그가 커터를 장착한 후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과 함께 위력을 발휘했다. 2021년 커터 구사율이 최고 25.5%에 이르렀다. 2018년과 2021년에는 포심 패스트볼 다음으로 커터 비중이 높았다.

그런데 올 시즌 직전 등판까지 그의 커터 구사율은 13.2%로 뚝 떨어졌다. 대신 평균 구속 112㎞/h의 느린 커브(18.1%)가 더 주목받았다. 

팔꿈치 수술의 여파로 해석할 수 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류현진이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등판까지 '다 좋습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커터가 부상 전과 비교해 마음대로 제구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던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달 2일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이던 볼티모어 오리온스전에서 6.2%(5개)였던 커터 구사율은 7일 오클랜드전 29.9%(23개)까지 증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이었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류현진의 커터에 15번 배트를 내밀어 7차례나 헛스윙했다. 커터의 피안타율은 0%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이날 커터의 위력을 모처럼 확인했다. 영리한 그가 무기 한 가지를 더 얻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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