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식 이어 삭발…전북 의원들 "새만금 예산삭감 철회하라"

김찬주 2023. 9.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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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윤석열 정부 새만금 예산삭감 규탄대회'
박광온 "윤 대통령, 예산 무기 삼아 화풀이 독재"
김윤덕·김성주·신영대·윤준병·이원택·안호영 삭발
한병도, 14일 기재부서 삭발·김수흥 코로나 불참
전라북도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7일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새만금 SOC 예산 삭감 규탄대회에서 집단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당대표가 단식 투쟁 중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번에는 삭발 투쟁이 단행됐다. 전라북도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삭감된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의 복구를 요구하며 집단 삭발 투쟁에 나섰다.

전북 지역구 민주당 의원 8명 중 6명은 7일 오후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정부 새만금 예산 삭감 규탄대회'를 열고 전원 삭발식을 진행했다.

주최 측 추산 2000명이 모인 이번 규탄대회에서 전북도민과 전북 지역구 의원 및 지역위원장 등은 "예산 독재 규탄한다. 전북 홀대 중단하고, 새만금을 살려내라"는 구호를 연신 외치며 윤 정부의 새만금 예산 삭감 철회를 촉구했다.

규탄대회 사회자로 나선 이정린 전북도의원은 이미 삭발을 한 상태였다. 이 도의원은 "윤 정부가 새만금 사업 예산의 78%, 즉 5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시켰다"며 "왜 우리 전북이 홀대를 받아야 하느냐. 윤 정부가 우리 전북을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 많은 예산을 삭감할 수 있겠느냐"라고 성토했다.

새만금 SOC 예산은 당초 각 사업 관련 정부 부처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6626억원이 반영된 바 있다. 그러나 폭염 등으로 인한 잼버리 파행 이후 기재부 단계에서 78%가 삭감돼 최종 1479억원으로 편성됐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윤 정부가 새만금 예산을 무려 80% 가까이 깎은 것은 예산을 무기 삼아 화풀이를 하고 독재하겠다는 발상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예산을 악용해서 전북도민을 길들이겠다는 것은 용납 불가다. 강아지도 먹을 걸 갖고 화나게 해선 안된다고 했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새만금 사업은 역대 모든 정부에서 예산을 투입해 사업 성공을 위한 많은 노력을 축적했고, 그곳엔 전북도민들의 한과 열정 그리고 땀이 있다"며 "이같은 역사적 배경을 하루아침에 무시하고 예산을 깎는 것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만행이자 폭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도저히, 단 하나라도 동의할 수 없다. 국정운영의 전면적 쇄신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전북이 힘을 모으면 윤석열 정권의 예산 독재를 반드시 분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확실히 분쇄하자"고 말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 정권을 향해 "못난 사람들이 남 탓하고, 남 구박하고 예산 깎는 못난 짓을 한다"며 "죽일 것은 새만금 예산이 아니라 윤 정권의 못된 독재, 그것을 죽여야 민주주의가 살고, 대한민국이 살고, 새만금이 산다. 윤 정권은 거짓말 정권이자 사기 정권"이라고 참석자들에게 동의를 호소했다.

사회자인 이 도의원은 "전북도민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삭감한 예산을 전북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나눠준다면 180만 전북도민이 묵과할 수 없다"며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윤 정권에게 엄중 경고한다. 새만금 예산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180만 전북도민이 손을 잡고 정권 심판에 돌입할 것을 발표한다"고 엄포를 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시·도의원 등이 7일 오후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새만금 SOC 예산을 대폭 삭감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규탄대회와 삭발식을 개최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곧이어 전북 지역구 의원 8명 중 6명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김성주(전북 전주병) △김윤덕(전주갑) △신영대(군산)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윤준병(정읍·고창) △이원택(김제·부안) 의원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오는 14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건물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김수흥 의원(익산갑)은 코로나19에 감염돼 불참했다고 전했다.

삭발식을 마친 김윤덕 의원은 "새만금 예산보복을 절대 막겠다. 앞정서서 싸우겠다"고 밝혔고, 김성주 의원은 "윤 정권은 잼버리 파행의 책임 모두 전북에 넘기고 죄 없는 전북을 희생양 삼았다"며 "이 싸움은 오래갈 것이며, 우리는 반드시 전북도민과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신영대 의원은 "독재자의 딸 박근혜(전 대통령)를 당선시킨 사람도 국민이었고, (박 전 대통령을) 끌어냈던 것도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며 "투쟁이 쌓이고 쌓이면 새만금 예산을 복원 시키고, 윤 정권의 검찰독재를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윤준병 의원은 "윤 정부는 선무당이 사람잡는 정부"라며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이겨놓고 그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이원택 의원은 "이번에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 180만 전북도민이 뭉치면 호남이 달라지고 대한민국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했고, 안호영 의원은 "윤 정부가 새만금 사업 예산을 삭감한 것은 예산독재이자 비정상적 예산학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주최 측에 따르면 무기한 단식 8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체력적인 문제로 규탄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시간 정세균·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본청 앞 천막 농성장을 찾아 이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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