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공 성장, 반도체 외 부품 사업에도 '훈풍'

임채현 2023. 9.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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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반도체 수요 높아지며 기판 성능도 진화
삼성전기·LG이노텍, FC-BGA 기술 경쟁 박차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 기판.ⓒ삼성전기

AI(인공지능) 성장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반도체 기판 성능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한계가 오면서 반도체 기판이 반도체 성능을 차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막을 내리는 국내 최대 기판 전시회 '국제PCB 및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KPCA 2023)'에서 국내 양대 전자부품업체인 삼성전기·LG이노텍이 집중적으로 선보인 것은 바로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다. 양사는 각각 자사 기술력을 앞세워 해당 시장의 밝은 전망을 강조했다.

올해 20회째를 맞은 KPCA는 한국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PCB 및 반도체패키징 전문 전시회로, 국내외 기판, 소재, 설비 업체 등 180여개사가 참가해 최신 기술 동향을 선보이는 자리다.

국내 가장 큰 반도체 기판 기업인 삼성전기는 이번 전시회에서 고성능, 초박형, 고밀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소개했다. 반도체 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AI(인공지능), 전장 등에서의 반도체 성능 요구가 점차 높아지면서 기판도 내부 층수 증가, 미세회로 구현, 두께 슬림화, 층간 미세 정합 등 기술 난도가 증가하는 중이다.

반도체 기판이 없으면 반도체를 메인보드에 실장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성능 반도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뒷받침돼야하는 부품 중 하나로, 최근 들어 기술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서버용 FC-BGA로 대표되는 고성능 기판에 집중했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을 플립칩 방식으로 연결한 것으로 전기・열적 특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고사양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저전력 성능이 일반 회로기판보다 우수해 서버용이나 AI용으로 각광받으며, 전기 신호 교환이 많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서버용 FC-BGA는 신호를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해 그 면적이 일반 PC용 FC-BGA보다 4배 이상 크고, 내부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많아 후발업체의 진입이 어려운 최고난도 제품으로 꼽힌다.

현재 삼성전기는 국내 유일하게 서버용 FC-BGA를 양산하고 있다. 김용훈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 그룹장은 6일 국제심포지엄에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핵심은 AI"라며 "특히 2~3년 뒤 카메라로 차량의 차선 이탈을 감지하는 '에이다스(ADAS)'가 레벨3까지 올라가면 AI가 필요해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구조 특성상 특정 고객사에 큰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LG이노텍 역시 이같은 FC-BGA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높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이노텍은 올 4분기 내FC-BGA 양산을 목표로 경북 구미에 사업장을 정비 중이다. 올 초 장비 반입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6일 전시회 개회사에서 "최근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패키지 기판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패키징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며, 이 자리가 우리 업체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FC-BGA 기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해당 분야의 선발대라면 이노텍은 경쟁사 대비 후발주자이긴 하나,FC-BGA 기판과 제조 공정 등이 유사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등의 분야에서 이미 기술력을 보유 중인 만큼,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처럼 업계가 앞다퉈 FC-BGA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높은 수익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후지키메라 종합연구소는 글로벌 FC-BGA 기판 시장 규모가 지난해 80억달러(약 9조8800억원)에서 연평균 9%씩 성장해 오는 2030년엔 164억달러(약 20조254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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