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에서 차량으로 무대 확장하는 전자 산업
업체들, 글로벌 고객사 앞 전장 관련 기술 대거 선봬
전자산업의 주요 무대가 가전에서 차량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량의 보급 확산이 예상되면서 차량용 반도체·카메라·디스플레이 등의 전자부품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전통 가전 산업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업계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관련 기술을 글로벌 고객사들 앞에 대거 선보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위시한 삼성디스플레이 등은 현재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IAA 모빌리티 2023(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참가 중이다. IAA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 업체와 공급 업체 등이 모여 최신 기술을 공개하고 모빌리티의 미래를 그리는 행사다.
최근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성장이 가팔라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사업도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을 받는 가운데 양사 모두 동시에 IAA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IAA 모빌리티 2023' 유럽 최대가전전시회 IFA 폐막과 동시에 시작됐다. 전통적인 사업의 가전에 주력하던 삼성 및 LG전자가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하던 모빌리티쇼에 참가하는 이색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특히 삼성 그룹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 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 SDI 등이 함께 부스를 꾸렸다. 차량용 반도체에서부터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미래차를 이끌 전장 기술 소개를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처음 참가하는 이번 모터쇼에서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LED에 이르기까지 DS부문 전 영역의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토탈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율 주행 시스템 확대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도화는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이에 회사는 모바일·서버와 함께 자동차를 주된 메모리 반도체 응용처로 보고 LPDDR5X, GDDR7, UFS 3.1, AutoSSD 등 차량용 시장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 라인업으로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도체 외에도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도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모듈 시장은 오는 2027년 11조6000억 원으로 연평균 15.7%씩 성장할 전망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레벨 증가로 인한 영향이다. 또한 이는 카메라모듈 뿐 아니라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의 탑재 수도 급증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전장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면서 전자 기업들은 발빠르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와의 카메라 모듈 공급 거래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앞서 4일 삼성전기는 공시를 통해 "미국 자동차 업체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공급 수량 및 금액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삼성전기는 이번 공시가 지난해 6월부터 총 7차례에 걸쳐 해당 내용과 관련한 미확정 공시를 낸 바 있다. 다만 "테슬라와의 공급 계약은 확정된 바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이번 최종 공시 역시 기업명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계약 당사자는 테슬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함께 처음으로 IAA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관련 생태계 확대와 고도화에 따른 고성능 디스플레이 개발, 공급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우디, 현대차 전기차 등에 이어 최근 이태리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에도 최첨단 OLED 공급을 성사시켰다.
이러한 전장 사업 확장 행보는 LG그룹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LG 역시 LG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ZKW·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 그룹 내 전자계열사들을 통해 전장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폰서 자격으로 IAA에 처음 참가한 LG전자는 별도 전시 부스를 차리진 않았지만 개막 직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장 관련 미래 비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완성차 고객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마그나와의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5일(현지 시간) IAA 전시자에서 직접 마그나 부스를 찾기도 했다. LG마그나는2021년 7월 LG전자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구동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에게 공급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마그나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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