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엑스포'…尹, 다자·양자회담으로 세마리 토끼잡기 몰두(종합)
싱가폴·캄보디아 등과 경제협력 강화
한·필리핀 FTA 체결 서명…수출·공급망 협력 강화
한·인니 BRT에서 16개 계약·MOU 체결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인도네시아 방문 사흘째인 7일(현지시간)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와 다수의 양자회의에서 경제협력·북한 핵·미사일 개발 제재를 위한 공조·2030 세계 박람회를 거듭 강조했다. 아세안은 신흥 공업국이 다수 포진해있고, 지정학적으로도 요충지로 꼽히는 만큼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을 통해 본격적인 협력에 나선다는 구상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ESA를 시작으로 캄보디아·싱가포르·필리핀과의 정상회담, 중국·라오스와의 회담,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 연쇄적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자유·평화·번영 등 보편적 가치로 하는 국제질서를 강조하며, 북한의 핵·미사일을 규탄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북한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가장 엄격하고 포괄적인 제재를 받고 있고 모든 유엔 회원국은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프랑스, 영국과 더불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EAS 회원국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주 만나 북러 정상회담을 가지고 무기 거래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추가 제재에 거부권을 발동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직격하는 발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남중국해 갈등, 미얀마 폭력 사태에 대해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창 중국 총리와 가진 한중 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은 "중국이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북한 문제가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북핵 문제가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그만큼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싱가포르, 필리핀과 정상회담, 라오스와 양자회담에서 공급망·인프라·첨단산업 등 수출 분야의 협력을 통해 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이들이 소속된 아세안 지역은 한국은 소재 확보에 용이하고, 아세안 국가들은 첨단기술 협력을 할 수 있는 등 상호호혜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아서다.
윤 대통령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처음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해 12월 발효된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과 올해 4월 체결된 세관 상호지원 양해각서(MOU)를 적극 활용해 교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훈 마넷 총리는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한 훈 센 전 총리의 장남으로 지난달 22일 취임했다. 캄보디아는 한국의 최대 개발협력 파트너로 수도 프놈펜에 세워질 '한·캄보디아 우정의 다리'를 우리 기업이 건설하고 있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도 첫 정상회담을 갖고 디지털, 녹색기술 등 미래 핵심 분야, 인프라, 금융, 전기차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와 첫 양자 회담을 열고, 교역·투자·메콩강 유역 지속가능 개발부터 첨단기술·디지털전환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또한 2024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와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는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서명했다. 필리핀은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광물 보유국이자 인구 1억1000만명 가운데 13~24세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젊고, 소비 비중이 GDP 대비 70%에 이르는 큰 내수 시장을 갖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활력에도 도움이 될 예정이다. 특히 필리핀은 전체 품목 중 96.5%를, 한국은 94.8%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개방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한·필리핀 FTA는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세안 회원국과는 5번째 양자 FTA로 한국은 아세안 시장의 91%에 달하는 FTA 네트워크를 완성, 아세안에서의 교역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핵심광물 등 공급망 분야에서도 협력의 토대가 마련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필리핀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니켈 생산량이 33만t으로 인도네시아(160만t)에 이어 2위,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14만5000t), 인도네시아(9500t), 호주(7000t)에 이어 4위다. 한국은 필리핀에 자동차 등 수출과 공급망 확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는 계약·양해각서(MOU) 16건을 체결하며 핵심광물, 원전, 신도시 건설, 보건, 전력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윤 대통령은 개최지 투표가 3개월여를 앞둔 만큼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