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의 땅서 싹터… 70살 ‘복음의 거목’으로 뿌리내린 교회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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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전쟁으로 상흔이 가득한 한반도 땅 이곳저곳에 교회 십자가가 하나둘 세워졌다.
당시 세워진 동갑내기 교회들이 올해 나란히 설립 70주년을 맞았다.
이들 교회는 저마다 특별한 기념행사를 통해 복음의 전령사를 감당했던 지난 세월에 대해 감사하고 100년을 향한 목회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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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70주년 맞이 행사
1953년. 전쟁으로 상흔이 가득한 한반도 땅 이곳저곳에 교회 십자가가 하나둘 세워졌다. 만신창이가 된 나라와 동네, 가정을 복음으로 일으켜 세워 보자는 희망의 말뚝이었다. 당시 세워진 동갑내기 교회들이 올해 나란히 설립 70주년을 맞았다. 이들 교회는 저마다 특별한 기념행사를 통해 복음의 전령사를 감당했던 지난 세월에 대해 감사하고 100년을 향한 목회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한규삼 목사)의 출발은 서울 중구 인현동의 한 가정집이었다. 18명이 모여 소박하게 시작한 교회 성장세는 가팔랐다. 한 차례 교회 건축을 한 뒤 강남 이전을 결정한 교회는 1970년 지금의 부지를 매입하고 14년 뒤 새 성전에서 입당예배를 드렸다.
고딕양식의 새 예배당에서 강남 시대를 연 교회는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3월 ‘온충지신: 충현을 앎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다’를 주제로 70주년 기념 학술 콘퍼런스를 개최한 교회는 8일 교회 본당에서 강남구청과 함께 ‘이웃과 함께하는 음악회’도 연다. 교회 역사를 망라한 ‘충현디지털역사관’(archive.choonghyunchurch.or.kr)도 공개했다. 70주년 기념예배는 10일 오후 3시30분 교회 본당에서 드린다.
한규삼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감사의 70년을 바탕으로 새로운 100년을 꿈꾸는 원년으로 삼고 싶다”면서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주민에게 사랑받는 교회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빛의 숲(光林),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는 서울 중구 장충동의 한 사찰터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교인 대부분은 북한 출신 피란민이었다. 1971년 이 교회 5대 목사로 부임한 김선도(1930~2022) 목사는 ‘사회선교’에 박차를 가하면서 봉사활동과 문화행사, 군부대 위문 등에 적극 나섰다. 광림교회의 트레이드마크는 ‘호렙산기도회’다. 올해 35회를 맞은 기도회는 김선도 목사 때 시작됐는데, 한국교회의 ‘특새(특별새벽기도회)’ 용어가 이 교회에서 유래된 것으로도 전해진다.
교회는 1979년 지금의 서울 강남 성전을 완공한 뒤 가파르게 성장했다. 김정석 목사는 “지금 자리에 교회를 건축한 뒤 아예 지역사회에 교회를 개방했다. 많은 주민이 교회 문턱을 넘으면서 폭발적으로 부흥했다”고 했다.
광림교회의 70주년은 특별하다. 지난달 경기도 화성에 70주년 기념교회인 동탄광림교회를 설립했다. 앞서 요셉의 이야기를 각색한 뮤지컬 ‘더 드리머: 잇는 자들’을 선보인 데 이어 지진 피해를 당한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방문해 구호활동을 펼쳤다. 튀르키예 참전용사 위로회도 마련했다. 70주년을 기념하는 예배는 오는 11월 5일 드린다.
전북 익산 기쁨의교회(박윤성 목사)는 올해 설립 70주년과 함께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7대 담임목사인 현 박윤성 목사가 부임한 뒤 아파트촌이 즐비한 모현동에 2011년 교회를 건축하면서다. 현재 교회학교 학생까지 2000명에 가까운 성도가 출석하고 있다.
교회는 70주년 기념사업으로 케냐에 초등학교를 세운 데 이어 ‘익산 우리는교회’도 개척했다. 국민일보와 삼성이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지원을 위해 공동기획한 ‘희망디딤돌 캠페인’ 멘토링 사역에도 동참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공모 사업으로 2020년에는 미혼모 시설인 ‘기쁨의하우스’도 열었다. 박 목사는 “기쁨의하우스에 이어 최근 지역사회 요청으로 가출 청소년이 단기간 머물 청소년쉼터 설립도 구상 중”이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사역을 펼치며 질적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교회는 다음 달 8일 설립 7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
장창일 김아영 최경식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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