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낙태권 폐기 판결 후…합법적 낙태시술 더 늘었다”

정시내 2023. 9. 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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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5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낙태 반대론자들이 ‘내 세대의 3분의 1이 낙태로 살해됐다’며(왼쪽), 찬성론자들이 워싱턴에서 ‘자궁이 총기보다 더 많이 통제된다’는 팻말을 각각 들고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작년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이후 합법적인 낙태 시술은 오히려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낙태권 옹호단체인 구트마허 연구소는 의료기관 설문조사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낙태 시술을 허용하는 주(州)에서 총 51만1000건의 합법적인 낙태가 이뤄졌다고 추산했다.

이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상반기(46만5000건) 대비 4만6000건 많은 규모다.

낙태 시술이 합법인 주(州) 전역에서 시술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낙태를 금지한 주와 인접한 일부 주는 시술 건수가 크게 늘었다.

미국 중부 일리노이주의 경우 낙태 시술이 2020년 상반기 2만6000건에서 올해 상반기 4만5000건으로 거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일리노이주와 인접한 위스콘신·인디애나·켄터키·미주리주는 미국 내에서 낙태 시술을 가장 강하게 금지하는 주들이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6월 24일 임신 6개월까지 낙태를 연방 차원에서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권 존폐에 관한 결정 권한을 주(州)로 넘겼다.

이에 따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는 곧바로 낙태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공식 의료체계 내에서 이뤄진 합법적인 낙태 건수를 토대로 이뤄졌으며, 낙태가 불법인 주의 거주자가 해외 등지에서 낙태약을 주문하는 등 의료체계 바깥에서 이뤄진 사안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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