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물가 안정은 착시? ‘헤드 페이크’ 우려 커져
뛰는 국제유가와 상승세의 서비스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에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알리안츠그룹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고문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와중에 나타난 유가 상승은 Fed의 향후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달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지만,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서비스업이 확장세를 이어간 점도 한몫했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5로 집계됐다. 예상치(52.5)와 전월치(52.7)를 모두 웃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데, 그만큼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Fed는 인플레이션 ‘헤드 페이크(Head Fake)’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짚었다. 헤드 페이크란 지표나 가격 등이 갑자기 방향을 트는 현상을 뜻한다. 물가 안정세가 ‘착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특히 미국의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 호조 같은 변수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봤다.
Fed 인사도 ‘헤드 페이크’ 가능성을 고려해 향후 데이터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데이터를 보면) Fed가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면서도 “인플레이션 개선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판명되면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추세인지, 단지 이상치이거나 우연인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2021년과 2022년에도 인플레이션 추세가 하락세를 보이다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2021년 7월(전월대비 0.3%)과 8월(0.1%)에 완화했다가 10월에 0.6%로 다시 급등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3개월 단위로 계산한 근원 CPI가 하락한 것으로 보였지만, 계절 조정을 반영한 수정치에서 상향 조정됐다.
다만 이날 발표된 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베이지북)는 미국 경제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Fed는 “7~8월 중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가 완만하게(modest) 성장했다”며 “관광에 대한 소비 지출이 예상보다 강했는데, 이는 팬데믹 시대에 억눌렸던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수요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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